"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 취지 알지만 진료 기피 우려"

입력 2018.02.28 10:24

오는 5월 시행되는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두고 정신건강의학과 관계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약류의 불법유통을 막고, 사용량을 줄이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환자들의 개인정보를 저장해야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내원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지난 25일 열린 2018년도 연수교육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5월 18일부터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도입, 시행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은 마약류 취급자 또는 마약류 취급 승인자가 수출입·제조·판매·양수·양도·구입·사용·폐기·조제·투약 등을 위해 사용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취급정보에 관한 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하는 제도다. 최근 프로포폴 등 마약류 약물의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가 마약류 약물의 불법 유통을 방지하고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이다.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에는 약을 처방받는 환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병명, 투약 약물 등을 입력·저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상훈 회장은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나 환자의 개인정보가 제3의 영역으로 유출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특성상 환자들이 진료 사실 자체를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데, 환자의 개인정보와 병명까지 기록하게 되면 오히려 진료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상훈 회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심평원 DUR 시스템과 더불어 개인의료정보의 과도한 수집과 관리·통제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되, 환자 병명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마약류 관리와 관련 중점관리 대상 품목을 식약처장 직권으로 지정한다는 점과 처벌조항이 과도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상훈 회장은 "절차적 복잡성과 엄격한 처벌조항은 일선 병의원의 업무 과정과 진료 위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시행 초기 진료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진료과의 특수성, 이해되지 않는 편견, 사회적 차별과 불이익 등 현실적 장애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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