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 개발 '내시경 레이저 성형술'
후배들에 전해지며 발전… 해외서 배워가
우리들병원 술기, 英·獨·佛 의서에 실려
지난해 10월 미국 플로리다州 올랜도시. 척추디스크 분야에서 전 세계 가장 큰 규모의 학술대회인 '북미척추외과학회(NASS)'에 한국인 의사가 강연자로 나섰다. 54개국에서 모인 2000명의 척추디스크 전문의가 그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지난 1985년 최신 술기를 배우기 위해 잠시 한국을 떠났던 젊은 의사는 노련한 명의가 되어 30년 만에 다른 의사들을 가르치는 자리에 섰다.
현재 일반적인 디스크 시술로 자리잡은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시술'을 개발한 우리들병원 이상호 회장의 강연이었다. 사실 이 회장은 최근 20년간 거의 매년 국제 학술대회에 초청을 받고 강연자로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학술대회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가 개발한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시술이 미국·일본에서 의료보험 급여 코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의료보험 코드를 부여했다는 것은 표준 수술로 효과·안전성을 공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내시경·레이저 접목 디스크 치료
1992년, 마흔을 갓 넘긴 이상호 회장은 독일의 내시경 기술에 미국의 수술용 레이저 기술을 접목해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시술법을 개발했다.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지 6년 만이었다. 당시 미세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던 프랑스 유학 경험은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시술법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내시경은 이전에도 척추디스크 수술에 사용됐지만, 레이저는 비뇨기과·부인과 수술에서만 사용됐다. 그러나 레이저야말로 척추디스크 시술에 적합하다고 이 회장은 생각했다. 실제 기존 내시경 시술로는 말랑말랑한 디스크 조직만 없앨 수 있는데, 레이저가 접목되니 굳어 있거나 협착으로 진행된 디스크 조직까지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 수술보다 뼈와 근육의 손상이 매우 줄었다.
회복도 빨라졌다. 시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고 환자 대다수가 이틀 안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수술 위험 부담 때문에 치료를 제대로 받을 수 없던 고령 환자도 시도할 수 있다.
◇의사들이 아플 때 찾는 척추디스크 시술법
이 회장은 자신이 개발한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시술을 직접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청담 우리들병원의 배준석 병원장과 신상하 부원장에게 시술을 받았다.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의 디포 알람 전 내각장관이 이상호 회장의 척추 전담팀에게 시술을 받았다. 허리 통증과 양쪽 다리 저림을 호소하던 알람 전 장관은 척추디스크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 치료를 위해 청담 우리들병원을 찾았다. 내시경을 이용한 디스크 성형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알람 전 장관은 시술 다음날 곧바로 퇴원했다.
2004년에는 영국의 의사가 우리들병원을 찾았다. 응급외과 전문의인 로버트 웰스 박사는 후종인대골화증으로 오랫동안 목과 어깨 통증을 겪었다. 동료 의사에게 이상호 회장의 소개를 받고 나서, 직접 이 회장의 논문을 꼼꼼히 살폈다. 한국을 방문한 웰스 박사는 10여 년간 자신을 괴롭힌 목 통증을 해결했다. 웰스 박사는 3년 뒤 한국을 한 번 더 방문했다. 이번에는 흉추 부위가 말썽이었다. 두 번째로 우리들병원에 방문해 내시경 디스크 성형술로 디스크 탈출증을 치료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45개국에서 술기 배우려 訪韓
이 회장이 개발한 시술법 등에 대한 학술 논문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우리들병원은 지난달 말 기준 총 325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청담 우리들병원 배준석 병원장은 "이런 연구실적은 척추 전문병원은 물론 대학병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병원보다 3~4배는 많은 척추 전문의들이 매년 1만건 이상의 시술·수술 노하우를 쌓은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의 척추 전문병원 지정을 시행 첫 해부터 3회 연속 받은 것도 이러한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들병원의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외국 의사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전 세계 45개국 750명의 척추 전문의가 우리들병원에서 '한 수' 배우고 돌아갔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에서는 척추 수술과 관련한 우리들병원의 술기가 의학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우리들병원이 저술에 참여한 의학 서적만 25권(92편)에 달한다. 배준석 병원장은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 시술·수술은 굳이 해외를 찾지 않아도 될 만큼의 실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며 "오히려 세계적 석학들이 우리들병원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