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중간 분석 결과 목표했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한미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4일 장 마감 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던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글로벌 임상 2상이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2015년 3월 릴리에 총 7억 달러(약 7500억원)를 받기로 하고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생체 활성화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면역질환 치료제로, 류마티스 관절염뿐 아니라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 신장염 등 면역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미약품의 주가는 19일 장이 시작된 직후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오전 11시 기준 48만1000원으로, 14일 대비 11.09% 하락한 상태다.
과거 기술수출 계약이 취소되며 주가가 크게 출렁인 전적이 있어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9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했던 항암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하루 만에 18.06%나 하락했다. 그해 12월에는 사노피와의 당뇨신약 계약 일부가 해지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베링거 때와는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일리의 임상 2상 중단의 범위가 류마티스 관절염에 한정돼 있고, 루푸스·신장염 등 다른 면역질환 치료 적응증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해지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완전히 권리가 반환된 것이 아니라 다른 자가면역 질환으로 임상개발 가능성을 남겨 뒀고, (임상 2상 실패로 인한) 계약금 반환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투자사들은 한미약품에 대한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72만원에서 68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66만원에서 62만원으로 내렸다. 기존 목표 주가 대비 5~6% 수준으로, 시장에서 체감하는 충격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목표 주가 하향폭이 크지 않은 이유 역시 베링거인겔하임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M71224의 경우 임상 2상이 성공할 확률을 15% 내외로 봤다”며 “현재 사노피가 진행 중(임상 3상)인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아직 여러 신약 후보물질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