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약·한국약 비교해보니]
값은 일본이 저렴… 약효는 비슷… 일본 위장약, 위 기능 강화 성분
국산 동전파스는 가려움증 감소… 한국 간장약, 간 기능 개선 효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여행에서 많이 사오는 품목 중 하나가 '의약품'이다. 약효가 좋고, 싸다는 이유에서다. 정말 일본약은 한국약에 비해 약효가 뛰어나고 값이 저렴할까. 한국인이 주로 찾는 일본 의약품 5종을 가장 비슷한 한국 의약품과 비교·분석해봤다.
위장약｜日 '카베진 알파' vs 韓 '카베진 에스'
'일본 국민 위장약'으로 불리는 '카베진 알파'는 종합 위건강 영양제를 표방하는 제품으로, 제산제·양배추 유래 성분인 MMSC·생약 성분·소화효소 성분이 들어있다. 카베진 제품은 현재 한국코와에서 '카베진 에스'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제품의 성분은 거의 비슷하다. 다만 한 가지 생약 성분이 다르다. 한국 제품에는 위 점막의 손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창출 건조 액기스가 들어있고, 일본 제품에는 위 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자소엽 건조 액기스가 들어 있다. 그렇지만 소화를 돕고 위 건강을 개선하는 기능적 측면에서 두 제품은 동일하다는 평가다. 가격은 일본 제품이 훨씬 싸다. 한국 제품은 320정에 약 4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일본 제품은 300정에 약 2만원이다. 한국코와 관계자는 "한국인의 위 건강 특성에 맞춰 생산된 카베진 에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에스 제품은 일본에서 판매하지 않는다"며 "다만 비슷한 제품이라도 수입·유통 과정에서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약제부 김승태 팀장은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은 값이 더 저렴한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약으로는 '해파리제S'도 인기가 있는 일본약이다.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간 가수분해물·비타민B2·비타민E가 주요 성분이다. 이와 같은 효능을 내는 국내 약으로는 광동제약의 '리버샷'이 있다. 리버샷에도 간 가수분해물과 비타민B2가 들어있다. 다만 담즙산 중 하나인 우르소데옥시콜산 성분을 추가적으로 넣어 간 기능 개선에 무게 중심을 뒀다. 열린약국 이병각 약사는 "가격 면에서는 국내 제품이 3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일본약을 선호할 수 있지만, 국내 약에는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된 우르소데옥시콜산 성분이 추가로 들어있어 간 기능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바르는 밴드｜日 '사카무케아' vs 韓 '메디폼 리퀴드'
바르는 형태의 액상형 밴드 '사카무케아'는 전체 매출의 70%가 외국인일 정도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콜로디온 성분이 들어있어, 피부에 바르면 용액이 마르면서 얇은 막이 형성돼 상처 부위에 보호막을 형성하게 된다. 이와 비슷한 국내 제품으로는 한국먼디파마의 메디폼 리퀴드가 있다. 합성 섬유로 만들어진 폴리우레탄 성분으로, 사용법이나 효과는 사카무케아와 동일하다. 가격은 국내 제품과 일본 제품 모두 6000~9000원 선이다.
동전파스｜日 '로이히츠보코' vs 韓 '조아포인트 플라스타'
일명 '동전파스'라고 불리는 '로이히츠보코 파스'다. 파스에 주로 사용되는 성분인 살리실산메틸, 멘톨, 감파 등이 들어있다. 여기에 '노닐산바닐릴아미드'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이 파스를 붙인 부위에 열(熱)을 발생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진통 효과를 높여준다. 비슷한 국내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이 조아제약의 '조아포인트 플라스타'다. 로이히츠보코와 동일한 성분에 가려움을 완화해주는 디펜히드라민 성분이 추가로 들어있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국내 동전파스는 일본 동전파스의 복제 의약품으로 효과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가격은 일본약이 8000~9000원, 한국약이 1만2000원 선이다.
진통제｜日 '이브A' vs 韓 '그날엔정'
'이브A'는 진통제로 해열소염진통 작용을 하는 이부프로펜, 진통 효과를 높이는 무수카페인, 진정 효과를 내는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성분이 들어있다. 생리통·두통·치통 등 각종 통증 완화에 주로 쓰인다. 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김혜진 약사(행복한 약국)는 "성분 면에서 국내에도 이브A와 완전히 동일한 성분의 진통제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약으로는 경동제약의 '그날엔정'이 있다. 가격 면에서는 일본약이 60정에 1만원 선으로, 한국약(10정에 2500원)보다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