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원희목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원 회장은 29일 오후 긴급으로 개최된 이사장단 회의에서 정부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협회장 취업제한 결정을 받아들여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3월 회장직에 취임한 지 10개월 만으로, 암은 임기는 1년여였다.
이번 사퇴는 문재인 정부의 강화된 공직자 윤리규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원 회장의 국회의원 시절 입법 활동이 현 제약바이오협회와 밀접한 업무 연관성이 있어 회장 취임이 안 된다는 취지의 취업제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원 회장은 지난 18대 국회 시절인 2008년 제약산업육성지원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또, 국회의원 이후 행보로 사회보장정보원장 등 정부 산하단체장을 역임한 사실도 있다.
실제 원 회장은 입장문을 발표하며 “국회의원 시절의 입법 활동이 제약바이오협회와 밀접한 업무 연관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제한 결정의 주된 이유인 특별법 발의가 회장 취임일로부터 9년 전이고, 법 제정은 6년 전”이라며 “취업제한의 이유가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추가 소명을 통해 취업 승인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의 방법이 남아있긴 하지만,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협회의 향후 활동을 위해 법리적 다툼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제약바이오협회는 사업자 단체”라며 “사업자 단체의 수장이 정부 결정에 불복해 다툼을 벌이는 것은 어떤 경우에서건 그 단체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협회를 무난히 이끌었던 이행명 이사장이 얼마 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데 이어 원 회장까지 갑작스레 사퇴하면서 제약협회는 혼란에 휩싸였다. 가장 급한 문제는 차기 회장의 인선 문제다. 당장은 전임 이행명 이사장에 이어 이사장직에 오른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제약 산업이 기지개를 켜는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결정돼 당황스럽다”며 “차기 회장의 인선을 위해 서두르겠지만, 얼마나 걸릴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