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쿡방 등 식탐 자극 프로그램 홍수로 비만 환자 급증"

입력 2018.01.25 11:10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이 먹방·쿡방으로 인한 비만 위험성을 지적했다./사진=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식탐 공화국이다. TV만 켜면 먹방·쿡방이 방영된다. 온 국민이 먹는 것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한다. 이런 콘텐츠가 최근 급증하는 젊은 층 비만의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은 24일 동아ST와 광동제약이 개최한 비(非)향정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민 3명 중 1명은 비만인 상태로, 특히 최근 20~40대 젊은 연령대에서 복부비만을 동반한 비만율 증가세가 가파른 상태다.

그는 젊은 비만이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 각종 TV프로그램의 이른바 먹방·쿡방이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유전적 원인에 의한 비만은 전체의 1%도 안 된다”며 “나머지 원인은 전부 사회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먹방·쿡방 등 TV프로그램이 급증하면서 비정상적인 식욕의 자극이 더 심해졌다”며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먹는 쾌락’에 취해 더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음식 콘텐츠에 노출됐을 때 우리 뇌는 식욕 중추뿐 아니라 보상중추까지 활성화된다. 유 이사장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2016년 발표한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음식 콘텐츠가 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했다. 음식 사진을 보여준 뒤 뇌의 사진을 MRI로 촬영했더니, 두뇌 신진대사가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 사진을 보여준 뒤 뇌를 MRI로 촬영했더니, 욕망과 관련된 부위의 신진대사가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국제학술지 ‘두뇌와 인지’(2016)

그는 “비만은 만성대사성 질환과 암 발병 위험을 높이고,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다”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학교·지역사회·정부가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발 가능성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비만은 조기에 진단·관리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비만치료제…“안전성 살펴야”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선 식이·운동요법과 함께 비만 치료제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비만학회 강재헌 홍보이사(서울백병원 가정의학회)는 “식사 조절 없이 약만 먹는 것으로는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어렵다”며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식욕을 적절히 억제하면서도 안전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좋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비만치료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다섯 종류다. ▲로카세린(일동제약 ‘벨빅’) ▲펜터민(대웅제약 ‘디에타민’) ▲펜디메트라진(알보젠 ‘푸링’) ▲날트렉손-부프로피온(광동제약 ‘콘트라브’) ▲올리스타트(안국약품 ‘제로엑스’) 등이다.

이 가운데 로카세린·펜터민·펜디메트라진 성분은 의존성·내성의 위험 때문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특별 지정, 관리 받고 있다. 특히 펜디메트라진은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3등급으로 분류할 정도로 의존성 위험이 크다. 일본은 아예 펜터민 및 펜티메트라진 성분의 비만치료제 시판을 규제하고 있다.

반면,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제제의 경우 향정신성의약품으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치료제들이 단기간 사용하는 데 그치지만, 6개월 이상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뇌의 식욕중추와 보상중추에 작용해 식욕과 식탐을 억제한다. 실제 이 치료제는 비만 환자 4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건의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56주간 8.1~11.5%의 체중감량이 관찰됐다.

동아ST 학술의약실장 신유석 상무는 “올 5월부터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실시되면서 향정신성의약품 관리가 강화되는데, 비향정 의약품이면서 식욕·식탐 조절에 효과적인 콘트라브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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