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클리닉_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폐식도질환팀 부담 큰 개흉 수술 대신 3D 흉강경 통증·합병증 줄고 생존율 높아져 숨만 쉬어 폐암 찾는 진단법 개발 폐이식도… 전담 코디가 회복 도와
흉수(胸水·폐 호흡 운동이 원활하도록 돕는 액체)가 고름으로 변하는 질환인 농흉이 생긴 김모씨. 김씨는 병원에서 왼쪽 폐의 농흉 치료를 받던 중 흉강 내에 폐암이 있는 걸 발견했다. 수술이 필요해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는데, 검사 결과 암이 폐의 주기관지까지 진행돼 폐를 모두 잘라내는 전폐절제술을 받아야 했다. 농흉을 치료하던 중이어서 폐를 잘라낸 뒤 흉강 내 출혈·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가슴을 여는 개흉(開胸) 수술이 필요했지만,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관민 교수는 가슴 부분을 4㎝만 절개해 3D 흉강경 수술 도구를 김씨의 몸 안으로 집어넣었다. 개흉 수술이라면 25~30㎝는 절개해야 한다. 3D 흉강경 기구를 넣자 김씨의 흉부 안 쪽의 모든 기관을 화면을 통해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그 덕에 암을 정밀하고 신속하게 떼낼 수 있었다. 김씨는 출혈이나 감염 없이 수술 후 9일째 되는 날 퇴원했다. 지금은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다.
◇최첨단 의료 장비 적극 도입해 폐암 성공적으로 수술
전 세계적으로 조기 검진을 통한 폐암 조기 발견이 많아짐에 따라, 폐의 대부분을 절제하는 폐엽절제술 대신 폐의 일부만 조금 떼내는 쐐기절제술 혹은 구역절제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거기에, 흉강경이 폐암 수술에 쓰이면서 많은 환자가 개흉하지 않아도 폐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거의 모든 폐암 환자를 흉강경으로 치료한다. 흉강경 수술의 비율이 2012년에는 79%였는데, 지난해에는 93%로 높아졌다. 김관민 교수는 폐암 수술에 흉강경 폐엽절제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의사다. 지금까지 1000례가 넘는 수술을 시행했고, 2015년부터는 첨단 의료 장비인 3D 흉강경을 이용해 개흉이 필요한 폐암까지도 흉강경으로 수술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총 10건의 소매절제술(기관지 절제 후 재봉합하는 수술)을 시행했는데, 그 중 9건을 3D 흉강경을 이용했다.
김관민 교수는 "흉강경 폐암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는 건 여러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절제 범위가 작아서 수술 후 환자가 흉통을 덜 느끼고, 수술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감소하며, 입원 기간도 짧아진다. 치료 성적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폐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이 흉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가 개흉 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높다. 수술 후 회복이 빨라 항암치료를 더 잘 받게 되거나, 염증 반응이 적어 재발 위험이 낮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다만, 종양 때문에 림프절을 절제해야 하는데 림프절이 혈관에 단단하게 붙어 있거나, 종양이 혈관을 침범했을 땐 개흉 수술을 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폐식도질환팀은 폐암을 3D 흉강경으로 수술한다. 환자의 흉부 안쪽을 입체적으로 생생히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정확·신속하게 끝낼 수 있다. 사진은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관민 교수(가운데)가 폐암 환자에게 3D 흉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식도질환팀 구성해 연구·치료 활발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폐식도질환팀에는 전상훈 교수, 김관민 교수를 비롯해 조석기 교수, 성용원 교수, 장효준 교수 등 최고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전임의·전공의 두 명, 전담 간호사 일곱 명이 있어서 폐암 치료에 전념한다.
2012년에 원발성 폐암 수술을 238례 시행했는데,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에는 414례를 진행했다. 9월에는 숨만 쉬어도 폐암인지 알 수 있도록 하는 '호기 가스 폐암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 이 검사법은 약 75%의 정확도를 보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폐암 수술 후 재발 예측에 활용되는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실제 임상에서 이용하고 있다. 김관민 교수가 운영하는 'Center of excellence' 프로그램에는 100명 이상의 해외 의사들이 참여해 수술법 등을 배워갔다. 보건복지부에서 평가하는 폐암 적정성 평가에서는 쭉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폐이식의 5%를 담당
폐식도질환팀은 폐이식에 있어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다. 2009년에 폐이식을 처음으로 성공한 후 매년 4~5례씩 꾸준히 폐이식을 시행한다. 이는 한 해에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80여 건의 폐이식 중 5% 정도를 차지는 수준이다. 김관민 교수는 "대형 병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폐이식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폐이식이 가능하고, 경험이 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병원의 흉부외과 폐식도질환팀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폐이식 수술 시에는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마취과, 감염내과, 중환자의학과 등 여러 과에서 다학제 진료를 실시한다.
폐이식만을 담당하는 전문 코디네이터가 따로 배정돼 있어서 타 장기와 다르게 폐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감염 등)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다. 코디네이터는 폐이식 대상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이식 후 폐 재활 등 회복 과정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