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면 성공합니다”

건강 기업을 이끄는 사람

평사원에서 회장까지… ‘85세 청년’ 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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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은 제약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그는 천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서울대 약대에 진학했다. 1960년 일동제약에 입사해서 이듬해에 생산부장으로 승진해 국내 대표적인 의약품인 ‘아로나민’을 개발했다. 이후 상무, 전무, 부사장, 대표이사를 거쳐 회장까지 승승장구했으며, 현재 종합식품기업 일동후디스의 대주주 회장으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금기 회장의 인생과 건강, 성공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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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

‘식품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이금기 회장 인터뷰를 앞두고 사명(社名)인 ‘후디스’가 무슨뜻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일동후디스 측에서 보내온 회사소개 자료를 보니, 후디스는 영어 ‘Food is…’에서 따온 말이며 ‘식품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는 의미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감각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했지만 엉뚱하게도 걱정스러웠다. ‘이런 도발적인 이름을 지어놓고서 뒷감당은 어떻게 할까’ 하는…. 마주 앉자마자 회사 이름에 대한 질문부터 했다.

후디스가 영어 ‘Food is’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좋은 식품’이라는 의미로 붙였는데 한글로 쓰다보니 의미가 덜 부각되었어요.”

이름에 따른 책임감도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죠. 인류 건강에 대한 책임과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이 되겠다는 비전과 목표를 실천하고 있어요.”

일동후디스의 제품 이름들도 근원이나 본질을 강조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루(true)맘’ ‘초(初)유’ 등.
“(특별히 그런 의도는 없고) 일반명이에요. 산양분유도 그렇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다 보니 타회사가 비슷한 이름을 붙여서 남 좋은 일 하기도 해요. 그러나 산양분유, 트루맘 등 일동후디스의 모든 제품에는 프리미엄과 건강이 담겨 있어서 다르죠. 이번에 ‘건강까지 생각하는 커피’(노블커피)를 출시했는데 우리가 내니 다들 공감하더군요.”

제품의 이름은 대체로 어떻게 짓습니까? 회장님이 직접 관여하십니까.
“같이 하죠. 결정은 제가 하고요.”

신제품 출시에는 어느 정도 관여하십니까.
“시장 조사부터 제품 개발, 완제품 출시까지 모두 관여해요. 다른 회사와는 좀 다르죠. 제가 지난 50년 동안 개발과 마케팅과 경영을 해봤기 때문에 지금도 직접 관여해서 중요한 결정을 하지요. 물론 사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요.”

이 대목에서 다소 혼란스러워졌다. 85세 기업 총수라면 상징적인 존재이거나 결정적인 문제에만 관여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인터뷰 후 주변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금기 회장은 요즘도 매일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출근한다. 일반 직원보다 30분 이상 빠른 시간이다. 주 3회는 출근하자마자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퇴근 시간은 오후 8시, 심지어 토요일에도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한다. 국내 기업 총수는 보통 계열사 사장이나 임원의 보고를 받는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금도 각 파트별 부서장들에게서 직접 보고를 받는다. 보고 내용은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망라한다. 월 1회 트렌드 회의까지 주재하며 시장과 기호의 변화를 직접 살핀다. 평소에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하면 인터넷 뉴스와 카페, 블로그, 동영상까지 검색해서 확인하고,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해당 직원에게 SNS 메신저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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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고 있는 이금기 회장.(일동후디스 제공)

IMF 금융위기를 딛고 성장

사실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의 역량을 바탕으로 해서 성장한 기업이다. 일동후디스는 1996년 국내 최초의 종합이유식 ‘아기밀’을 개발한 남양산업을 일동제약이 인수해 출범했다.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제품 출시를 시작해 고급분유 ‘트루맘’과 ‘산양분유’, 영유아 영양제 ‘초유 밀플러스’, 발효유 ‘케어3’을 성공시켰다.

2010년대에는 제품 영역을 더 넓혀 ‘그릭요거트’, ‘앤업카페300’을, 그리고 작년과 올해에 ‘카카오닙스’, ‘카카오닙스차’를 각각 출시했다. 프리미엄과 건강을 주요 콘셉트로 한 이들 제품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들이어서 모방 제품이 줄줄이 나왔지만 원조(元朝)를 꺾을 순 없었다.

이렇게 해서 일동후디스의 매출은 1996년 100억원에서 2016년에는 15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영유아식 회사로 시작했지만 분유, 이유식, 유제품에 건강기능식품, 커피까지 취급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은, 출범 2년 후인 1998년 회사를 부도 직전까지 몰고 갔던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후 얻은 결실이어서 더욱 더 돋보인다.

“IMF 당시에는 돈을 빌리고 싶어도 빌리지 못하고 살아남기 정말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 회사는 IMF를 통해 성장했어요. 사원들이 저를 믿고 따라와준 덕분이지요.” 일동후디스는 요즘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카카오닙스차를 출시한 데 이어 12월 초에 노블커피를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종합식품 기업으로 확장에 가속도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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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회장은 모교인 서울대에 우봉약학전시관을 기증했다. 사진은 지난 11월 6일 우봉약학전시관 개관식 장면.(일동후디스 제공)

산양유나 초유, 그릭요거트 등 선도적인 제품을 많이 출시했는데 자부심도 클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 제품은 ‘건강’과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트루맘이나 초유가 들어간 분유를 만들어 값도 비싸게 매겼죠. 다른 회사들도 따라왔지만, 우리나라의 분유가 세계에서 질이 가장 좋은 분유로 성장하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분유도 우리나라에는 발을 못붙여요. 이번에 출시한 노블커피도 우리 커피의 수준을 높일 것입니다. 커피도 제대로 만들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지요.”

커피에 ‘건강을 담았다’는 것이 생소한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까.
(일동후디스의 ‘노블커피’는 경화유지 대신 코코넛오일을 사용하고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폴리페놀 성분을 첨가한 건강 커피다. 노블커피 한 잔에는 폴리페놀 160mg이 들어 있어서 3~4잔을 마시면 1일 필요 폴리페놀을 대체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일동후디스 측의 설명이다.) “커피는 기호품인데 성공할 수 있겠냐고 걱정을 많이 해요. 나는 오히려 기호품이어서 성공할 것이라고 봅니다. 믹스커피에서 나쁜 것은 경화유지예요. 노블커피는 경화유지를 빼고 커피 본연의 성분인 폴리페놀을 강화했어요.

폴리페놀은 암 예방과 다이어트, 뇌 건강에도 도움을 줍니다. 하루 3잔씩 커피를 즐기면 건강 증진과 수명에 도움이 됩니다. 어떤 식품이 좋다고 해서 평생 먹을 수 있나요? 커피는 기호품이니까 평생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죠. 이 커피가 많이 보급되면 국민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겁니다. 다른 회사에서 모방해 비슷한 제품을 내더라도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습니다.”

준비 중인 신사업이나 신제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작년에 카카오닙스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요. 저도 카카오닙스 초콜릿이 이렇게 건강에 좋은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앞으로 건강에 좋은 초콜릿이나 쿠키도 만들려고 합니다.”

일동후디스는 영유아 제품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최근의 출산율 급감이 신경 쓰이겠어요.
“그래서 성인이나 노년층에 필요한 제품도 만들고 있어요. 첨가물이 안 들어간 식품과 건강에 좋은 영양성분을 첨가한 식품, 영양의 밸런스를 맞춘 제품을 많이 만들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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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후디스 이금기 회장

건강과 인생 철학

이금기 회장은 국내 제약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은 자신의 성공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또 건강 비결과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성공 신화를 써온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딴 생각 안 하고 일에 몰입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남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생각한 덕분일 거예요.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나는 지금도 사원들에게 ‘회사의 오너보다 더 큰 목표, 더 큰 책임을 가져라’고 말합니다. 나는 일동제약 근무 시절에도 창업주보다 더 큰 목표를 가졌고, 회사에 대한 책임감 또한 더 컸다고 생각해요. 회사나 상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큰 목표, 더 큰 책임을 가진다면 누구든지 성공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건강 비결은 무엇입니까.
“생활습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에 유의해서 식생활을 하는 것이 첫 번째예요. 1970년대에 담배를 끊었고, 술은 적당히 마셔요. 운동은 헬스클럽 나가고 골프를 하는 정도지만, 건강에 도움되는 것 같아요. 1963년부터 아로나민을 매일 먹고 있고… 근래에는 요구르트를 매일 먹어서인지 건강이 더 좋아진 걸 느껴요.”

식사는 어떻게 하십니까.
“소식(小食)을 합니다.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십니다. (테이블에 놓인 일동후디스 제품을 가리키며) 이건 요거트인데요, 면역 증진에 좋죠. 요새는 카카오닙스차를 매일 먹어요. 그리고 아침은 달걀과 요구르트, 과일로 간단하게 하고요. 점심 식사도 간단하게 합니다. 우리나라는 영양 과잉 때문에 걱정이지요. 그래서 섭취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거죠. 저녁도 집에 가서 간단히 먹어요. 만두 같은 거요.”

연세가 많은 분은 섭취량은 줄이더라도 질적으로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회장님은 어떠세요.
“나이 들어서 뼈나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백질을 먹어야 해요. 난 달걀을 꼭 먹습니다. 즐겨 먹는 그릭요거트도 고단백질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데 나이 먹을수록 탄수화물을 줄이고,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을 해야 해요. 이전에는 지방을 안 먹고 단백질만 먹었는데 요새는 지방을 먹기 시작했어요. 버터 같은 거요. 미국 사람들도 저지방 식사방식 때문에 비만이 3배가 늘었다고 해요.”

근력운동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게을러서 많이 못 하는데, 헬스장에 갑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근력을 위해서는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해요. 다리에 힘없는 것도 단백질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단백질 중에도 고기가 가장 좋아요.”

노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는 정신 건강 또한 육체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난 일에 열중하면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해요. 스트레스가 조금은 필요해요. 스트레스 없이 아무것도 안하고 노는 사람이 더 빨리 늙어요.”

이 회장이 들려준 건강법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평이했다. 그러나 이어진 답변들을 통해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꿈을 가지고 일에 몰입하면 육체 연령은 숫자일 뿐이라는 메시지였다.

99세인 김형석 교수의 책 《백년을 살아보니》처럼 ‘85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쓴다면 무엇을 꼭 담고 싶습니까.
“내가 그런 걸 얘기할 자격이 되나요? 매사에 꿈이 있어야 해요. 회사에서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면 되지 않나 생각해요. 언젠가 ‘몰입’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고 나서 나는 ‘항상 의식하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신제품을 항상 의식하고 있으면 누굴 만나서 얘기하다가도 이런 거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는데 의식을 안 하면 관심이 없어지거든요. 의식하는게 몰입을 하는 건데 몰입을 하면 아이디어가 자꾸 떠올라요.”

꿈과 몰입을 강조하셨는데 회장님은 어떤 꿈을 가지고 계세요.
“계속해서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것이죠. 우리 회사는 로하스 기업이에요. 로하스는 식품을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지요. 사원들에게도 우리 것을 판다, 매출을 많이 올린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어드바이스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라고 강조합니다. 회사일을 하면서 국민 건강에도 이바지한다는 것을 의식한다면 얼마나 가치 있는 인격체가 되겠어요? 사회에 봉사한다고 생각하면 가치있는 거죠.”

이금기 회장은 지난 11월 6일 모교인 서울대에 우봉(이회장의 호) 약학전시관을 기증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테이블에 놓인 일동후디스 제품 하나를 들어 살펴보니 이렇게 적혀 있었다. ‘건강한 생각, 맛있는 세상. 후디스는 영유아를 넘어 모든 세대가 다양하고 맛있는 식품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