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高價 신약, 기존 약보다 나은 건 6.6%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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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로 출시되는 항암 신약의 가치가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사진=헬스조선DB

미국·스위스 등 제약 선진국에서 새로운 항암제가 개발된다. 제약사는 1억원이 넘는 가격표를 붙인다. 한국에 도입된다. 환자 요구가 거세지면서 건강보험 급여가 결정된다. 제약사와 정부의 치열한 협상이 시작된다. 약의 급여 가격이 결정된다.

고가(高價)의 신약이 한국에 도입되는 과정이다. 대부분이 항암제, 희귀질환 치료제다. 최근 개발된 신약은 가격이 매우 높다. 미국의 경우 항암 신약의 가격은 지난 15년간 5~10배로 높아졌다. 2014년 기준 미국에서 허가된 모든 항암신약의 평균 약가는 12만 달러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다. 한국에 도입될 때도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 제약사는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주장하고, 정부는 보험재정에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선다.

그렇다면 이 신약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기존 치료제에 비해 혁신적인 것일까. 이와 관련 신약의 혁신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통계가 제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 ISSUE & FOCUS’ 최신호에서는 고가 신약의 효과적인 급여 관리를 위한 해외 동향이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의 경우 최근 10년간(2007~2016년) 도입된 신약 992개 가운데 기존 약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 약은 6.6%인 65개에 그친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2005~2007년 허가된 의약품 217개 중 7개만이 중요한 치료적 혁신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독일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2011년 이후 도입된 신약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116개 중 34개(29%)만이 기존 약에 비해 개선됐다는 평가표를 받았다. 71개(61%)는 개선된 편익이 없었으며, 심지어 1개는 기존 약보다 열등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실비아 연구위원은 “신약의 양적 증가에 비해 혁신성 향상은 미흡하다”며 “시장을 독점하는 제약기업은 막대한 신약 개발 비용을 이유로 높은 가격을 주장하고, 대체 치료제가 없는 중증질환 치료제는 고가임에도 급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고가 신약을 별도 재정으로 신속히 급여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환자가 얻는 임상적 편익도 미흡하다”며 “건강보장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은 급여체계에서 신약의 가치 평가 기전을 새로 도입하거나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