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 탑재한 ‘디지털 알약’ 미국서 승인…사생활 침해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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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에 활용되는 마이사이트 패치와 모바일앱/사진=프로테우스

‘디지털 알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처음으로 획득했다. 복용 시 센서를 통해 복약정보가 기록되는 이 의약품의 이름은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다. 조현병 및 급성 조증에 쓰이는 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에 센서가 결합된 형태다.

원리는 간단하다. 약에는 구리·마그네슘·실리콘으로 구성된 모래알갱이 크기의 센서가 내장돼 있다. 센서는 위액과 접촉하면 전기 신호를 생성한다. 이 전기신호를 환자의 가슴에 붙어있는 웨어러블 패치가 받는다. 패치와 연결된 어플리케이션이 복용 날짜와 시간을 기록한다. 패치는 왼쪽 가슴에 부착하고, 일주일에 한 번 교체하면 된다.

이를 통해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FDA가 조현병 치료제에서 디지털 알약을 처음 승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현병의 경우 지나치게 낮은 복약순응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 조현병 환자의 복약 불순응으로 인한 재정 피해는 연간 1000억 달러(약 111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복약 스케줄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환자의 병이 깊어져 입원이나 발작에 따른 응급실 방문 등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의료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FDA는 이 약을 승인하면서 “환자가 처방을 더 잘 지키도록 한다는 것이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복용 탐지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약 복용을 실시간으로 추적해선 안 된다”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이 치료제가 조현병 환자에게 쓰이는 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술적으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상황이다. 환자는 앱을 통해 알약 복용 추적 기능을 공유할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 주치의와 간병인, 보호자 등 최대 4명이 접근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 또, 앱을 사용해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한 권한을 철회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기능으로 보인다. 앱 또는 웹포털에서의 보안기능에 대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뉴욕장로병원의 정신과 전문의인 제프리 리버맨 박사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피해망상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이런 시스템이 제공된다는 것은 역설적”이라며 “일종의 생체의학 빅 브라더와 같다”고 전했다.

기술적으로 아직 완벽하기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체 측은 “알약의 섭취를 탐지하는 데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지만, 아예 탐지를 못할 수도 있다”며 “마이사이트 앱에 알약 복용 표시가 뜨지 않더라도 약을 다시 복용해선 안 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해 오츠카 제약 측은 “디지털로 복용 여부를 추적하는 디지털 의료 시스템의 목적이 결코 환자에게 약을 강제로 복용시키는 데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