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냄새가 유독 지독하면 대장 건강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방귀는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으로, 장 속의 공기가 노폐물과 섞여 발효돼 배출되는 가스이다. 이로 인해 방귀가 대장의 건강 상태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렇다면 방귀 냄새는 왜 나는 걸까?
방귀의 80%는 산소·질소 등 냄새가 나지 않는 기체로 이루어져 있다. 나머지 20%는 섭취한 음식물이 대장 내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기는데, 이때 '황' 성분이 냄새를 유발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방귀 속 황 성분의 농도가 달라져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생선·양배추·마늘 등에는 황이 많이 들어있어 소화 과정에서 황화수소 가스를 만들어낸다. 황화수소는 계란이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게 특징이다. 밥·빵 등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보다는 육류·콩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방귀 냄새가 지독해진다. 이외에도 메테인싸이올·디메틸설파이드 등이 방귀 냄새를 지독하게 만드는 성분이다.
방귀를 뀌는 횟수도 섭취한 음식과 관련이 있다. 한국인은 신체 특성상 우유·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소화하는 효소가 적어, 유제품을 먹으면 소화가 안 돼 가스가 많이 생기기 쉽다. 식사를 빨리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데, 빨리 먹으면 위장·대장으로 공기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도 방귀의 양을 늘리는 원인이다. 입으로 배출돼야 할 공기가 장안에 머물러 대장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한편, 방귀를 뀔 때마다 냄새가 나쁘고 그 상태가 오래 지속하는 동시에, 설사·복통·복부팽만·식욕 감소 등이 나타난다면 대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대장이 세균에 감염된 장염에 걸리면 소화 기능이 떨어져 음식물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가스의 냄새가 나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