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 치료제 ‘베니카(성분명 올메사르탄)’를 둘러싼 소송전이 마무리됐다. 미국에서 최대 의약품 소송으로 꼽히던 이번 소송은 다이이찌산쿄가 3억 달러에 이르는 합의금을 원고 측에 전달하면서 일단락됐다.
ARB계열의 고혈압 치료제인 베니카는 지난 2002년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한국엔 올메텍이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 발매 당시 혈압강하 효과는 탁월하면서 부작용은 별로 없다는 마케팅으로 시장을 노렸다. 그러나 이 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만성 소화장애와 유사한 장(腸) 질환(sprue-like enteropathy) 및 기타 중증 위장질환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결국 2014년 1월 환자들은 다이이찌산쿄가 베니카와 자매 약물인 베니카HCT, 아조르, 트리벤조의 제품 라벨에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저지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소송은 연방법원의 집단소송으로 확대됐다. 당시 접수된 관련 소송만 2300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송 시작 전인 2012년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은 이 고혈압 약이 심각한 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베니카와 위장장애 문제를 연관지은 20여 건의 연구가 보고됐다. 식품의약국(FDA) 역시 2013년 베니카 복용 시 만성 소화장애와 유사한 장 질환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증상을 겪는 환자에게는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다른 혈압약으로 처방받으라고 권고했다.
이후 3년가량을 끌어오던 소송전은 원고와 피고의 합의로 일단락됐다. 합의가 유효성을 확보하려면 소송당사자 및 청구인 가운데 95%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현재 계류 중인 2300여건의 관련 소송 당사자는 3억 달러로 조성된 화해기금에서 합의금을 받게 된다. 다이이찌산쿄 측은 합의금을 지불하고 소송을 타결하더라도 경영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소송의 타결이 회사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