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 치아 없으면 감각 신경 자극 안 돼 뇌기능 퇴화

입력 2017.08.02 08:57

[치매와 치아 건강]

치아 10개 이하, 치매 위험 2.64배
잇몸병 세균, 뇌 침투해 치매 유발

치매 발병 원인에는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지만, 최근 주목 받는 것이 구강 건강이다. 구강 건강이 좋지 않으면 치매가 잘 발병하고 쉽게 악화된다는 주장인데, 최근 이와 관련해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0일 국회에서는 '치매 관리와 구강건강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토론회 내용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 치아가 많이 빠지면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치매의 위험이 높아진다.

남은 치아개수 적은 노인, 치매 위험

2015년 대한구강보건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구에 사는 60세 이상 노인 184명을 조사한 결과, 치아가 0~10개 남아있는 사람은 치아가 모두 존재하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2.64배로 높았다.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중 치아 개수가 20개 미만인 사람은 그 이상인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도가 1.9배였다.

치아 건강과 치매
/그래픽=김현국 기자
치아가 없으면 영양 섭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뇌에 영양공급이 잘 안 돼 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그래픽〉. 또한 구강은 감각 신경이 발달한 부위로, 음식 씹기를 통해 구강에 느껴지는 것들을 뇌신경에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뇌신경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서울대 치대 예방치학교실 한동헌 교수는 "치아 속의 치근 세포의 신경 신호가 치조 신경과 삼차 신경절을 통해 해마와 전두엽 피질에 자극을 줘 뇌기능을 높인다"며 "치아가 없으면 이런 작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뇌신경이 퇴화하면서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음식을 씹으면서 씹는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뇌에 혈류가 증가, 산소 공급이 잘 되면서 뇌기능을 높인다. 치아가 없으면 뇌에 혈류가 충분히 공급이 안 돼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잇몸 염증, 뇌로 가 치매 유발

나이가 들면 면역 기능이 저하돼 잇몸병을 유발하는 세균이 잇몸을 침투, 염증이 발생해 혈행을 따라 움직이면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영국의 센트롤랭커셔대학 연구에 따르면 치매로 사망한 사람의 뇌 조직에서 잇몸병의 원인균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발견됐으며, 핀란드의 한 연구에서는 잇몸병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치매 위험도가 1.2배로 높았다.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는 "치매가 걸린 사람이 구강 관리를 안하면 치매가 악화될 수 있고,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더 높다"고 말했다. 이부규 교수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치과의사가 노인에게 칫솔질, 정기검진 등 구강 위생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치매 환자가 많은 노인요양병원에 구강관리 매뉴얼이 있는 등 치아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며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해 정책적으로 치과 분야의 중요성이 제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