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체중 감소 동반한 잦은 설사, 반드시 진료 받으세요

입력 2017.07.12 05:01

[메디컬 포커스] 염증성 장질환

최연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연호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복통이나 설사 증세를 가벼운 배탈 정도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이런 증상이 한두 달간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연령대에 관계 없이 발병하는데, 성장기 청소년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궤양이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복통·설사·혈변 등이 주요 증상이다. 원인은 서구식 식습관, 유전적인 소인, 면역 체계 이상 등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완치의 개념보다는 증상을 없애고 질병 진행을 늦춰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소아청소년기에 이런 염증성 장질환이 발병하면 성장이 안 이뤄지고, 체중이 줄고, 항문에 치질 같은 증상이 나타나 문제가 된다. 유병 기간이 길어져서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높다. 소아청소년에게 생긴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할 때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는 '과녁 치료'를 하는 추세다. 궤양이 사라지도록 하는 '점막 치유'를 과녁으로 삼고, 이를 모니터링하면서 장관이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막아 수술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가 참여한 연구팀은 최근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질병 초기에 생물학적 제제와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탑 다운' 치료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과거의 치료 방식에 비해 점막 치유 효과가 높았다는 내용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기도 하다. 크론병 환자의 성장과 관련한 연구에서도 소아청소년이 조기 치료를 시행하면 키 성장을 회복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약물의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약물의 항체 생성 여부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조기에 점막 치유를 달성할 수 있는 과녁 치료를 해야만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성장을 유지하면서 향후 수술받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이지만,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한 병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체중이 감소하면서 이유 없는 복통과 설사 같은 증상을 장기적으로 겪는다면, 단순한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등으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소아청소년 소화기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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