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생활 공간
느루요양병원은 ‘요양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을 위한 암요양병원이다. 가사노동이 분담되지 않고 충분한 요양의 조건이 마련되지 않아 제대로 된 휴식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40~70대 여성들을 위한 병원이다.
병실 아닌 1층 레스토랑에서 식사
보통 요양병원은 병상에서 식사한다. 하지만 느루요양병원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한다. 암환자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전환에서 출발한 방침이다. 레스토랑에선 셰프가 직접 유기농 재료를 가지고 항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만드는 항암 주스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의자와 테이블, 조명 모두 일반 가정집에서 쓸 법한 가구로 채웠다. 집에서 먹는 건강한 한 끼를, 병원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병상 대신 침대, 보관함 대신 서랍장
병실은 가정집 침실처럼 꾸몄다. 바퀴 달린 병상이 아닌 침대 가구를 들여놨다. 환자 개인물건을 보관할 보관함도 서랍장이다. 개인 공간을 나누는 커튼도 블라인드로 바꿨다. 병실인데 병원 물건을 하나도 들여놓지 않았다. 암환자에게 최대한 집에서 쉬는 것 같은 기분을 주기 위한 병원 철학이 물건 하나하나에도 녹아 있는 것이다. 조현주 병원장은 “암환자에게 충분히 완치 후 다시 내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주기 위해서 최대한 병원 느낌을 지우려 고민했다”고 말했다.
일본식 정원을 볼 수 있는 사우나
7층은 休(휴) 플레이스다. 휴 플레이스에는 사우나, 느루 스파, 림프부종 마사지, 미니 정원, 온열 좌훈기 등을 마련해놨다. 사우나와 스파는 인기 장소다. 사우나에 앉으면 가레산스이식 일본정원을 볼 수 있다. 가레산스이는 일본정원 양식 중 하나로 없이 산수의 풍경을 표현하는 정원 양식이다.
스파 시설에 필라테스 강좌까지
10층은 라이프 존이다. 필라테스 및 요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장소이면서 한강과 남산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그 때문에 창 주변으로 누울 수 있는 소파가 준비돼 있다. 특히 필라테스나 요가 수업의 경우는 평일 오전과 오후 중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수업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필라테스는 서래마을에 위치한 릴리필라테스 박혜원 원장이 직접 강의한다.
느루요양병원에선 암환자의 항암치료를 돕기 위해 다양한 치료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보완적 치료법으로 잘 알려진 고주파 온열 치료는 종양 부위의 온도를 42℃까지 높여 항암 치료를 시도한다. 병원은 고주파 온열 치료를 위해 5세대 최신형 치료기인 셀시우스를 도입했다. 또 전신 온열 치료는 온열기기를 통해 체온을 높여 인체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치료법이다. 전신 온열 치료는 뇌종양을 제외한 혈액암, 난소암 등 거의 모든 암 치료에 사용된다. 전신 온열 치료기는 국내에 총 4대가 도입돼 있는데, 서울에는 느루요양병원만 있다.
이외에도 겨우살이 추출물을 이용한 미슬토 항암면역요법이나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면역 물질인 자닥신을 이용한 면역주사치료도 시행되고 있다. 면역력을 높이고 항산화 효과를 증진시키는 비타민 C·D 주사도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 프로그램이다. 보완 치료 프로그램에는 필라테스와 요가, 음악 치료, 아로마 테라피, 명상 치료, 마사지 치료, 미술 치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느루요양병원은 지상 11층 건물에 총 123병상이 운영 중이다.
4 “내 집보다 편히 쉴 수 있는 병원”
느루요양병원 조현주 병원장 인터뷰
“암은 매우 길게 앓아야 하는 병입니다. 하지만 많은 암환자분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싶어해요. 본인 스스로도 환자가 아니게 대우받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병원을 만들 때도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집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을 가질 수 있게 모든 병원 내 인테리어를 꾸몄어요. 오로지 환자가 삶의 터전에서 떨어져 있지 않고 곧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예요. 그 출발이 느루요양병원입니다.”
조현주 병원장의 병원 철학은 확고했다. 암환자가 편하게 생활하면서 활력을 찾아 암을 치유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여성 암환자가 좀더 편하게 암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Q 여성 전문 암요양병원을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암환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항암 치료 후에 집에서 어떻게 케어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 부족해요. 항암 치료로 받는 신체적 고통은 홀로 이겨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여성 암환자의 경우 더 힘이 들어요. 여성 암환자는 항암치료 후 집으로 돌아가면 집안일을 해야 해요. 남성 암환자의 경우 아내가 케어를 하지만 여성 암환자의 경우 남편이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여성 암환자의 치료 사각지대가 있어요. 암환자는 항암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성 암환자는 이와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됩니다. 이러한 여성 암환자분들을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Q 여성 암환자만 입원 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요양이 필요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다만 여성이 암치료에 있어서 사각지대가 있기 때문에 여성을 중심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현재 남성 환자분도 입원 중이세요. 암은 오랫동안 치료가 필요합니다. 진단 후에는 치료기간 동안 좋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게 관리를 받아야 해요. 치료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안정기가 필요합니다.
Q 어떤 요양병원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A 내 집보다 편한 병원이면 좋겠어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치료를 받고,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지기 원합니다. 병원 내 시설을 전부 집안 가구처럼 꾸민 것도 그런 이유예요. 또 암환자 스스로 내가 아픈 사람이란 인식을 갖지 않고 사회 구성원처럼 느낄 수 있는 병원이 합니다. 병원을 서울 외곽이 아닌 한강과 남산타워가 보이는 곳에 정한 것도 환자가 느낄 소외감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