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 탓에 진드기 기승… 치사율 높은 SFTS, 3년새 4.5배

입력 2017.06.28 04:00

[H story] 달라지는 감염병

기온 오르면 진드기 흡혈성 세져
진드기 매개 라임병, 5년 새 13배
박멸책 아직 없어 감염 위험 증가

반대로 강수량 줄어 모기 수 감소
모기 매개 감염병 가능성 낮아져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풀밭에서 팔다리가 노출되지 않게 하고, 잔디밭 등에 함부로 앉으면 안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풀밭에서 팔다리가 노출되지 않게 하고, 잔디밭 등에 함부로 앉으면 안 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우리나라의 기후가 변하면서 여름에 잘 걸리는 감염병의 유형도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는 "여름철 감염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가 모기·진드기 같은 해충(害蟲)인데, 해충은 기온과 강수량 같은 환경에 의해 개체수와 활동성이 달라진다"며 "우리나라의 여름 평균 기온과 해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면서 주의해야 할 감염병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 수가 매년 늘고 있다(감염병웹통계시스템 자료). 환자가 처음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에는 36명이었는데, 2014년 55명, 2015년 79명, 2016년 16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현재까지 26명이 이 병에 걸렸다. 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2011년 5151명에서 2016년 1만1105명으로, 두 배로 많아졌다. 참진드기에게 물려 생기는 라임병 환자 역시 2011년 2명에서 2016년 27명으로 늘었다. 전북대 생물환경화학과 이회선 교수는 "진드기는 기온이 높아지면 흡혈성이 강해져 사람을 많이 물면서 감염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우리나라의 여름 평균 기온이 계속 오르고 있고, 진드기를 없애는 약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위험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름 감염병의 주요 매개였던 모기 수는 줄었다. 일본뇌염 모기의 경우 올해 전국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354마리로, 평년 같은 기간(639마리) 대비 55.4%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발견된 모기 수(583마리)와 비교해도 적다(질병관리본부 통계). 이는 강수량이 줄어, 모기 유충이 자라는 데 필요한 물웅덩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양대구리병원 감염내과 김지은 교수는 "아직까지 일본뇌염 환자가 눈에 띄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매개체 수가 적어지면 모기에 물릴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 기온은 섭씨 24.8도로 평년(23.6도)보다 1.2도 높았고, 강수량은 445.7㎜로 평년 대비 62%에 그쳤다. 올해에도 6월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여름 내내 기온이 평년 보다 높고 강수량이 적을 것이라고 한다. 감염병 유형의 변화가 올해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진드기나 모기 외에도 여름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주의해야 할 게 많다. 질병관리본부는 여름에 주로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비브리오패혈증과 레지오넬라증을 꼽는다. 비브리오패혈증을 막으려면 간질환자·당뇨병 환자·면역억제제 복용자·암환자 등은 생선을 회로 먹지 말고,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려면 에어컨 필터를 매년 청소하고, 샤워기·수도꼭지 같은 따뜻하고 습기찬 곳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관련기사 D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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