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종류 '병사→외인사' 수정

지난해 9월 25일 사망한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의 사망 종류가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됐다.

서울대병원은 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종류가 외인사로 수정됐다고 오늘(14일) 밝혔다. 수정은 사망진단서를 직접 작성한 신경외과 전공의가 병원 의료윤리위원회의 수정권고를 받아들임에 따라 이루어졌다. 수정된 사망진단서는 유족측과 상의해 발급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오랜 기간 상심이 크셨을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이번 일에 관련된 분들을 비롯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하여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사망진단서의 사망 종류가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뀜에 따라 직접사인, 중간사인, 선행사인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직접사인 심폐정지, 중간사인 급성신부전, 선행사인 급성경막하출혈로 기록됐지만만, 수정 후에는 직접사인 급성신부전, 중간사인 패혈증, 선행사인 외상성경막하출혈로 바뀌었다.

서울대병원은 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에 대해 병원차원에서 개입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고, 또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 6개월 간 논의를 해왔으며, 올해 1월 유족측에서 사망진단서 수정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병원 차원에서 적극 개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담당 진료과인 신경외과에 소명을 요구했고, 신경외과에서 ‘사망진단서는 대한의사협회 지침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7일 의료윤리위원회를 개최해 수정권고 방침을 결정했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의료윤리위원회 위원장은 “외상 후 장기간 치료 중 사망한 환자의 경우, 병사로 볼 것인지 외인사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의학적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전문가집단의 합의에 의해 작성된 대한의사협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했다” 며 “전공의는 피교육자 신분이지만 사망의 종류를 판단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고, 법률적인 책임이 작성자에게 있으므로 사망진단서를 직접 작성한 전공의에게 수정을 권고했다”고 병원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사안과 같이, 의사 개인의 판단이 전문가집단의 합의된 판단과 다를 경우 이를 논의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서울대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를 이달 초 만들었으며, 위원 위촉 등 세부지침이 마련되는 대로 운영할 예정이다. ​

한편, 故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317일 투병 끝에 지난 2016년 9월 사망했다. 당시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로 기록해 유족과 시민단체 측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병원 측은 사망진단서 작성은 '주치의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로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