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때 '혼술'하면 더 외로워지는 이유

입력 2017.06.15 10:47 | 수정 2017.06.15 10:47

술마시는 남성
알코올 중독은 외로움을 오히려 가중시키고 몸의 병을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사진=다사랑중앙병원 제공

최근 고독사가 잇따르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1년 693명에서 2016년 1232명으로 5년 새 2배 증가했다고 보고되는데,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고독사를 예방하려면 알코올 문제 해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는 사회와 인간관계 단절에서 비롯된다”며 “알코올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주범 중 하나로, 알코올 중독이 고독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사랑중앙병원에서 혼자 살고 있는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자 술을 마시는 이유로 "외로워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51%에 달했다.

적당량의 술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를 일시적으로 촉진시키고 도파민과 엔도르핀 호르몬 수치를 높여 기분을 좋게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과음과 폭음을 지속하면 알코올이 장기적으로 세로토닌 분비 체계에 교란을 일으켜 우울증을 발생시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 우보라 원장은 “술은 잠시 감정을 마비시킬 수는 있지만 치유해줄 수는 없다”며 “오히려 술에서 깨어나 마주한 현실에 더 허무함을 느끼거나 자책만 남게 되는데 이 감정이 괴로워 다시 술을 마시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뇌가 알코올에 중독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원장은 “결국 술을 마시기 위한 노력 외에는 다른 활동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떨어지고 오로지 술이 주는 즐거움에 빠지게 된다”며 “실제 알코올 중독 환자 중에는 끼니도 거르고 안주도 없이 술에 빠져 지내다 영양결핍 상태가 되어 병원에 실려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고독사한 60대 남성이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외롭게 숨진 사건 역시 비슷한 경우다. 현관문을 별도로 사용하는 다세대 주택에서 각방을 사용하던 가족들은 평소 술버릇이 좋지 않던 그와 접촉을 꺼렸다. 결국 그의 시신은 숨진 지 한 달 만에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우 원장은 “외로움과 소외감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지지와 격려를 주고받을 때 이겨낼 수 있다”며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등 술 없이도 외롭고 쓸쓸한 감정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게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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