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콩 99%, 기름으로 가공… 표시 안 돼 모르고 먹는다

입력 2017.06.14 04:00

[H story] GMO(유전자변형생물체) 바로 알기

年 214만t 수입, 쌀 소비량의 70%
식용유·간장·당류는 표시 안 해
GMO 식품 섭취 알기 어려워
외식 줄이고 국산 식재료 먹어야

GMO(유전자변형생물체) 식품은 식생활 깊숙이 들어와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수입된 GMO 식품은 약 214만t이다. 이는 쌀 식용 소비량(2016년 기준) 약 319만t의 70%에 해당하는 양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GMO 수입 2위 국가다. 이렇듯 GMO 식품을 많이 먹다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부터 모든 원재료와 가공식품에 GMO 표시(포장지에 '유전자변형식품' 등으로 표시)를 하게 했다. 과거 GMO 식품은 원재료이거나, 가공식품은 함량이 높은 원재료 5위 안에 들어갈 때만 GMO를 표시했다. 그런데 바뀐 제도마저도 맹점이 커,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모든 원재료·가공식품에 GMO 표시를 하도록 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많이 먹는 식용유·간장·물엿의 경우 GMO DNA 검출이 힘들다는 이유로 표시를 제외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맹점의 핵심은 식용유, 간장, 당류(물엿·올리고당 등)이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즉 100% 유전자변형 대두(大豆)로 기름을 만들어도, 만들어진 콩기름에는 GMO 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수입된 GMO 식품 대부분은 원재료로 직접 소비되지 않고, 가공식품에 사용된다. 가장 많이 수입되는 GMO 식품인 대두와 옥수수의 경우 99%가 식용유, 간장, 당류 제조에 쓰인다.

식용유, 간장, 당류가 GMO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열처리·발효·추출 등 고도의 가공 과정을 거치게 되면 GMO DNA가 모두 파괴돼 검출이 힘들어서라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강원대 의생명융합학부 임영석 교수는 "소비자들은 GMO 콩이나 옥수수를 직접 먹는 것보다 대부분 가공식품으로 GMO를 접하게 된다"며 "가공하면 GMO DNA가 전부 사라진다는 내용도 정확하지 않고, 가장 많이 GMO를 접하게 되는 가공식품에 GMO 표시가 없으면 소비자가 GMO 식품을 선택해 먹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의 저자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은진 교수는 "사람들의 식생활에서 외식 비율이 높아지면서 각종 튀김 반찬을 접하는 등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GMO에 노출되고 있다"며 "어떤 게 GMO 식품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음식을 먹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GMO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GMO 식품을 먹느냐 마느냐는 소비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현재 소비자에게 공개된 정보는 제한적이라, GMO임을 알고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영석 교수는 "GMO 표시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 외에도, 소비자들은 GMO를 피하고 싶다면 식품을 꼼꼼하게 따져 구입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GMO 재배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가공식품이라 해도 모든 원재료가 국산이라면 GMO 식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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