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 흔한 지방간, 원인은 남성호르몬

MEDICAL 질환 이야기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지방간의 원인이 비만이 아닌 ‘남성호르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내분비질환 중 하나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이나 환경적 원인에 의해 난소에 물혹이 자란다고 알려졌다. 폐경 전 여성의 약 12~20% 정도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는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생리불순이 장기화되면 난임, 계류유산, 습관성유산 등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지방간 발병 위험이 크다. 연구논문에 따라 다르지만 30~73% 정도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산부인과 김진주 교수는 “이는 비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서 지방간 유병률이 17~25%인 것과 비교하면 유의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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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이란 지방이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상태로 지방의 과도한 섭취, 간 내 축적 및 합성 증가, 배출 감소 등이 원인이다. 지방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고 간 기능이 조금 저하되는 정도다. 지방간이 심해져 간세포 속 지방 덩어리가 커지면 간 기능이 극도로 저하된다. 김진주 교수는 “지방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슐린 저항성”이라며 “다낭성난소증후군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슐린 저항성이고,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방간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학술지 ‘영양약물학과치료’ 최신호에 게재된 국내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혈액 속 높은 남성호르몬도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지방간 위험을 높인다. 서울대병원 김진주·김동희·최영민 교수팀이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를 방문한 다낭성난소증후군환자와 정상 여성 중 비만하지 않은(BMI 25 미만) 여성 총 1167명에 대해 복부 초음파검사를 시행해 지방간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지방간 빈도는 약 5.5%로 비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2.8%)보다 2배로 높았다. 결국 비만하지 않은 사람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지방간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남성호르몬 과다로 월경이 불규칙하다”며 “혈액 내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을수록 지방간 위험도가 약 2배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남성호르몬이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서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호르몬이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특정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했다. 김진주 교수는 “평소 월경주기가 불규칙하고 몸에 털이 많거나 여드름이 많이 나는 등 남성호르몬 과다 증세가 있다면, 비만이 아니어도 지방간 위험이 높을 수 있으니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