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커버 스토리

■의학적으로 검증된 보양법을 찾아라
■의사, 한의사들이 추천하는 보양식은?

여름철 무더위는 체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게다가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음식에 균이나 독이 증식하기 좋아 각종 감염병과 전염병 발병률도 높아진다. 체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병원균이 쉽게 침투할 뿐만 아니라 면역 체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자칫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보양(保養)이다. 보양이란, ‘몸을 편안하게 해 건강을 잘 돌봄’이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름철 보양을 한의학적 개념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서양 의학에서도 여름철 보양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동양 의학과 서양 의학이 말하는 ‘보양법’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또 얼마나 닮아 있는지 알아봤다.
수영장에서 무릎 위에 수박을 올려놓고 있다

PART 1 여름철 보양이 필요한 이유는?

여름철, 건강 적신호

무더운 여름 체력저하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여름철 무더위가 심하면, 사망률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화여대 예방의학교실 박혜숙 교수팀이 1991년부터 2002년까지 폭염이 사망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폭염이 발생한 해에 기온 임계점(인명피해가 나기 시작하는 기준 온도)인 29.2℃에서 1℃가 오를 때마다 사망률은 15.9%씩 증가했다(대한의학회지).

전문가들은 폭염이 열사병이나 일사병 등의 온열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도 높인다고 말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혈압이 떨어지고, 수분이 소실돼 혈액순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하된 면역력은 각종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기도 한다.

여름철 체력저하가 일으키는 주요 질환

실제로 여름철 체력저하는 각종 질환의 발병률을 증가시킨다.

여름에 체력이 저하되는 이유

한방과 양방 모두 여름철 체력저하의 원인을 흐르는 땀에서 찾는다. 무더운 날씨에 체외로 배출되는 많은 양의 땀은 신체 생리활동에 필요한 수분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수분과 함께 흐르는 혈액순환도 나빠진다. 이는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야 하는 심장 기능에도 무리를 준다. 신체 각 기관으로 충분한 혈액이 흐르지 못하면 쉽게 지치고 피로해진다.

한방에서는 땀을 장기의 생리기능으로 생성되는 영양물질인 진액으로 본다. 이 진액이 밖으로 과도하게 배출되면, ‘기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여름철 기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한의학적으로 ‘서병(暑病)’ 또는 ‘주하병(注夏病)’이라 한다. 기력 손상으로 인해 기혈순환이 잘 안 되면서 충분히 먹는데도 기운이 없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어진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만사가 귀찮아지기도 한다. 한방에서의 ‘보양’은 이런 병적인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일종의 치료법이다.

양방에서도 많은 양의 땀 배출이 체력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무더운 날씨에 배출되는 땀 속에는 수분뿐만 아니라 생리활동에 필요한 나트륨 같은 전해질 등 영양 성분이 포함된다. 전해질은 몸속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데, 전해질이 부족하게 되면 현기증이나 불규칙한 심박, 구토, 호흡 곤란 등이 생긴다. 이는 결국 신체를 병원균 등으로부터 방어하는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면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든다. 따라서 양방에서의 보양은 무너진 면역체계를 바로 세워 질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예방법이다.

PART 2 의사ㆍ한의사가 말하는 ‘보양법’

물

의사가 말하는 보양법

의사가 말하는 보양법은 체외로 배출되는 전해질 등 영양성분을 보충하고, 무너진 면역체계를 바로 세워 각종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건강하게 지켜내기 위한 질병 예방법이다.

여름철에는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셔라
우리 몸의 60~7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분은 체온을 조절하고 각 기관에 영양소를 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여름은 체내에서 반드시 필요한 수분을 지켜내기 힘든 계절이다. 기온이 높고,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노인의 경우에는 체내의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져 쉽게 탈수 증상이 오기도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몸 곳곳에 영양분을 전달하는 혈액의 흐름도 나빠진다. 높은 온도에서 장시간 땀을 흘리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물과 전해질 등 수분이 배출되고, 확장된 혈관으로 흐르는 혈액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심혈관이나 신경계에 무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의사들이 여름철 보양법으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수분 보충이다. 보통 여름철 적정한 수분섭취량은 하루 8잔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1.5~2L 정도다. 틈나는 대로 물을 섭취해주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소화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들은 식전보다는 식후 30분 정도 지나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식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소화액 분비가 제대로 안 돼 식사를 통한 영양 공급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여름, 오후만 되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고, 특별한 원인 없이 소변이 짙은 노란색으로 나오는 사람은 체내 수분 부족으로 인해 신장에서 농축된 소변이 나오는 증상일 수 있어 특히 수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고단백 식품보다 채소·과일을 많이 섭취
여름철 보양식 하면 흔히 삼계탕ㆍ장어구이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보양식은 고단백ㆍ고지방 식품이라서 대사증후군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이 먹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아니라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과잉 영양 상태로 인해 지방이나 단백질 섭취는 충분한데, 칼륨이나 전해질ㆍ미네랄 등은 오히려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과일이나 채소 등 칼륨ㆍ전해질ㆍ미네랄과 함께 수분까지 충분한 식품들이 오히려 더 효과적인 보양식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채소ㆍ과일 속에 들어 있는 비타민은 면역력 유지에도 효과적인 영양소다.

하지만 채소와 달리 과일에는 당 함량이 높기 때문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이라도 과일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것은 삼간다.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여름철 더위 탓에 입맛을 잃어 식욕이 떨어지면, 음식을 통한 영양 공급이 제대로 안 돼 체력저하가 더 빨리 찾아온다. 이때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없으면서 입맛까지 찾아주는 새콤한 샐러드를 섭취하면 좋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도움이 되는 ‘과일’

수박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에 함유된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뇨 작용이 강해 잠들기 전에는 먹지 않는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신부전 환자는 주의해서 섭취한다.

참외 수분이 풍부하고 식이섬유소와 칼륨 등 전해질이 많아 기력회복과 피로해소에 좋다. 참외 역시 신부전 환자가 복용할 때는 주의한다.

자몽 비타민이 풍부해 운동 중에 마시면 피로해소 효과가 뛰어나다. 자몽은 주스로 갈아 마시는 것이 더 좋다. 고혈압·고지혈증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함께 섭취하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전문의와 상의한다.

포도 포도당과 과당은 체내 흡수율이 높아 빠른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방울토마토 토마토의 유기산이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피로물질을 없앤다. 기력회복을 위해 좋은 과일이지만 영·유아는 잘못하면 기도로 들어가 질식 사고를 유발하므로 피하는 것이 낫다.

김규남 인제대상계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체는 낮과 밤의 변화를 빛과 체온, 활동량의 변화 등을 통해 느낀다. 따라서 숙면을 위해서는 최대한 어두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낮 동안 활동량을 늘리고, 하루 섭취 열량의 70~80%를 섭취해 높은 체온을 유지해 상대적으로 밤에 체온을 떨어뜨리면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숙면이 보양, 면역력 높이는 데 효과적
충분한 수면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리 몸은 잠을 자면서 면역세포를 정비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하루 평균 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멜라토닌호르몬 양도 늘릴 수 있다. 멜라토닌호르몬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저녁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 최대한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야채와 과일

한의사가 말하는 보양법


한방에서의 보양법은 기력이 쇠해 쉽게 지치고 피로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원기를 회복하고 생활에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여름철 원기 회복하는 보양식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열대야로 인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에어컨 등 냉방기를 자주 사용하면서 외부와 온도 차가 커지고, 몸의 균형이 잘 깨지면서 쉽게 지치고 피로해진다. 이때 필요한 보양법이 몸의 기를 보충해줄 수 있는 영양 성분이 함유된 보양식이다.


정유진 강남자생한방병원 원장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쉽게 기가 허해질 수 있으므로 기운을 북돋아주는 인삼, 황기 등을 넣은 삼계탕으로 보양해주는 것이 좋다.”



여름과 잘 어울리는 ‘보양식’

삼계탕
따뜻한 성질의 닭고기는 땀이 나고 체력이 떨어졌을 때 체력과 기운을 보충해준다. 황기 등을 넣으면 기력을 회복하는 데 더욱 좋다.

육개장 주재료인 쇠고기는 소화기관을 편안하게 하며 기운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육개장 끓일 때 쇠고기와 함께 넣는 고사리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여름철 기력을 북돋운다.

콩국수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할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며,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두는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기운을 북돋우는 효과가 있어 소화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좋다. 하지만 성질이 차가워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 먹으면 설사를 하니 주의한다. 따뜻한 성질의 인삼과 대추로 균형을 맞추면 좋다.

추어탕 기력보충과 숙취해소에 좋으며, 갈증을 해소하고 위를 따뜻하게 한다.

오리고기 몸이 허한 것을 돕고, 열을 덜어주며, 오장육부를 조화롭게 한다.


체질별로 다른 보양법


1. 소음인

보통 ‘몸이 차고 소화기능이 약한 체질’을 소음인으로 본다. 여름철에 특히 체력이 약해지고 소화 기능이 저하돼 찬 음식을 먹으면 위장장애가 쉽게 발생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게 좋다.

- 주로 소화기능장애(기능성소화불량, 변비, 설사 등), 수족냉증, 편두통, 어지럼증, 잦은 피로감, 알레르기질환(비염, 천식 등)을 앓는 경우가 많다.

맞춤 보양식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이 좋다. 이런 음식은 소화시키기 쉽고, 속을 따뜻하게 해준다.

추천 음식
닭죽, 찹쌀경단, 삼계탕, 닭고기감자조림, 카레 등


2. 소양인

‘열이 많은 체질’을 소양인으로 본다. 이런 사람들은 여름철에 특히 몸속이 쉽게 뜨거워지는데, 더운 날씨 탓에 몸속 열이 더 오르면 신경과민이나 피부과민 등의 증상이 생긴다. 더운 날씨에 지나친 야외운동은 열을 더 올리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특히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신경과민 증상에 좋은데, 열대야에 특히 취약하기 때문에 취침 시간을 너무 늦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수면장애나 감정장애, 자율신경 과민 증상(신경성방광, 다한증 등), 역류성식도질환, 피부발진 및 소양증, 안구건조증, 요통 등을 겪기 쉽다.

맞춤 보양식
차갑고 기운을 내려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추천 음식
수박, 참외 같은 여름 과일, 오이 등


3. 태음인

태음인은 체내 에너지 대사가 느린 체질이다. 따라서 에너지 및 노폐물 축적이 많아 비만해지기 쉽다. 더운 여름 날씨에 전신무력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에너지 대사나 소비가 느리기 때문에 운동할 때는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낮은 강도로 장시간하는 것이 좋다.

- 과민성장증후군, 과체중 및 비만, 호흡기질환(천식), 손발저림, 두근거림, 부종 등의 증상을 겪기 쉽다.

맞춤 보양식
기운을 외부로 발산시켜 대소변 배출에 도움 주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추천 음식
콩국수, 오미자화채, 고구마요플레샐러드, 쇠고기, 불고기 등


4. 태양인

태음인과 달리 체내 에너지 대사 및 소비가 활발한 체질이다.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므로 지나치게 오랫동안 운동하기보다는 높은 강도로 짧은 시간 할 수 있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 신경과민(불면, 불안 등) 증상이나 하체 기운이 빠지는 증상, 헛구역질, 변비 등을 겪기 쉽다.

맞춤 보양식
서늘한 음식을 섭취하면, 밖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막는 효과가 있다.

추천 음식
메밀국수, 포도주스, 새우브로컬리볶음, 홍합찜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한방에서는 체질에 따라 필요한 보양법이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운동법, 생활습관 등으로 하는 보양은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몸속에서 일어나는 거부반응으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의사·한의사가 검증한 여름 보양법 ②
의사·한의사가 검증한 여름 보양법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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