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해 더 무서운 남성 갱년기… '혹시 나는 아닐까'

입력 2017.05.18 07:00

비만·당뇨병 겪으면 증상 더 심해

의자에 앉아 있는 남성
남성 역시 여성처럼 갱년기 증상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사진=헬스조선 DB

갱년기는 여성만 겪는 것이 아니다. 남성 역시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 감소로 갱년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여성에 비해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천천히 나타난다.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김제종 교수는 "만성질환이나 비만, 심한 당뇨병, 스트레스가 있는 사람은 남성호르몬 저하가 급격하게 이뤄져 갱년기 증상을 잘 겪는다"고 말했다.

◇남성 갱년기, 여성처럼 안면홍조·식은땀도 유발

남성 갱년기 증상은 40~55세 사이에 주로 생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성욕이 저하되면서 성 기능이 감소해 발기부전 등이 생기고 ▲우울·불안·무기력을 느끼고 ▲기억력이 감퇴하고 ▲피부가 약해지고 ▲모발이 얇아지면서 탈모가 나타나고 ▲근력이 감소하면서 내장지방이 증가하고 ▲골밀도가 감소하는 것이다. 김제종 교수는 "여성의 갱년기 증상 같은 안면홍조, 식은땀(야간발한), 빈맥 등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사해볼 수 있다. 병원에서는 보통 환자를 문진하고 갱년기 진단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게 한다. 여기서 일정 기준이 넘어서면 호르몬 검사를 하는데, 호르몬 검사 결과 혈중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농도가 3.5ng/mL 미만이면 남성 갱년기로 진단한다. 이 밖에 2차적 원인 감별을 위해 전립선 검사, 소변 검사 등을 할 수도 있다.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음 10개 문항 중 1번이나 7번 문항에 해당하거나, 나머지 문항 중 3개 문항에 해당되면 남성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1.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 2. 기력이 몹시 떨어졌다, 3.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졌다, 4. 키가 줄었다. 5.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6. 슬프거나 불만이 있다, 7.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8. 최근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9.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린다, 10. 최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보충이 주된 치료법

남성 갱년기 증상의 주된 치료는 감소한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호르몬 투여는 인체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켜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어, 신중히 처치해야 한다. 김제종 교수는 "남성호르몬을 소량으로 꾸준히 투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근육·골격을 발달시키고, 수염·체모가 자라나게 하고, 목소리를 굵게 할 뿐 아니라, 남성의 성기관을 발달시키는 작용을 한다. 남성 갱년기 증상 중 가장 뚜렷한 것이 성욕 감소인데, 남성호르몬의 투여로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으로 바뀌면 성욕이 회복되고 활력을 찾게 된다. 반대로 성적 활동성이 증가하면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도 한다. 단, 전립선암 환자에서는 사용이 금지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증상이 심한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을 투여받을 때에는 주기적으로 전립선암 여부를 알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김 교수는 "여성 갱년기 치료처럼 남성 갱년기 치료 역시 정확히 언제까지 치료해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며 "특별히 치료를 피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치료로 인해 증상이 나아지면 장기간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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