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탓 위험 커진 '중금속 중독'… 서서히 뇌·콩팥 손상

미세 먼지 속 납·카드뮴 다량 함유… 폐포 뚫고 들어가 각종 질환 유발
한국인, 체내 중금속 농도 높아 문제

미세 먼지가 '나쁨' 이상인 날이 계속 되면서, 미세 먼지 속 중금속 노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미세 먼지에는 다량의 중금속이 포함돼 있다. 2014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평구 박사팀이 대전 지역에서 채취한 초미세 먼지의 중금속 함량을 확인한 결과, 초미세 먼지의 평균 중금속 함량은 납 2520PPM, 카드뮴 44PPM, 비소 290PPM으로 많았다. 미세 먼지는 코나 기도를 통해 걸러지지 않고 폐에 직접 침투하는데, 이 때 함께 들어오는 중금속은 폐포를 뚫고 혈액으로 들어가 단백질과 결합해 뇌나 콩팥에 영향을 미쳐 각종 이상 증상과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는 "한국인은 체내 중금속 농도가 선진국보다 높은데, 미세 먼지의 피해까지 겹치면서 중금속 노출 위험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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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체내 중금속 농도가 선진국 국민보다 높은 편인데,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 날이 계속되면서 미세먼지 속 중금속 노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한국인 체내 중금속, 선진국보다 높아

국내 성인의 중금속 농도는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성인의 체내 납 농도는 1.94㎍/㎗로 미국 성인의 1.09㎍/㎗, 캐나다 성인의 1.1㎍/㎗보다 높았다. 카드뮴도 평균 0.38㎍/L로 미국 성인(0.19㎍/L)보다 높았고, 수은의 경우에는 국내 성인이 3.11㎍/L로 미국 성인(0.86㎍/L), 캐나다 성인(0.79㎍/L)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립환경과학원 최욱희 연구사는 "수은은 생선, 조개 등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납이나 카드뮴도 일부 곡물에 들어있어, 곡물 섭취가 많은 식습관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중금속 체내 농도가 높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국내 어린이·청소년의 납 농도는 2014년 기준 1.26㎍/㎗, 1.11㎍/㎗로, 미국 어린이·청소년(0.83㎍/㎗, 0.68㎍/㎗)과 캐나다 어린이·청소년(0.79㎍/㎗, 0.71㎍/㎗)보다 높았다. 수은 역시 미국과 캐나다 어린이·청소년보다 높았다. 수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중금속 노출 위험 기준(납 10㎍/㎗, 수은 5.8㎍/L)보다는 낮지만, 어린이나 청소년은 체내 기능이 완벽하지 않아 중금속으로 인한 피해가 크다.

뇌에 작용하는 납, 콩팥 기능 저하시키는 카드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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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은 처음에는 별 증상이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 축적이 되면 증상이 나타난다. 중금속 중에서 납, 수은, 카드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납은 뇌로 가는 신경다발에 작용해 지능 저하나 지적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체내 납 농도가 40㎍/㎗ 이상이 되면,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카드뮴은 콩팥에 축적돼 콩팥 기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축적되면, 소변을 잘 못보는 증상이나 신부전증 등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카드뮴 독성이 폐에도 작용해 폐암까지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도 신경 독성을 가지고 있다.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손이나 눈꺼풀 등이 미세하게 떨리고, 보행 실조나 발음 장애를 동반한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수은 중독이 심해지면, 행동·불안 장애 등 정서적인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리카락 통해 중금속 농도 측정 가능

특별한 원인 없는 손 떨림, 배뇨 장애, 발음장애 등이 나타나거나, 평소 어패류를 많이 먹는 사람, 미세 먼지·공장 등 중금속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있는 사람은 중금속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대한통합기능의학연구회 박석삼 회장은 "보통 머리카락이나 혈액, 소변 등을 통해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다"고 말했다. 치료가 필요한 농도일 때는 EDTA라고 불리는 중금속 해독제를 쓴다. 최재욱 교수는 "해독제는 중금속과 결합하는 화학물질을 혈관에 주입해 중금속을 빼내는 방법"이라며 "치료가 필요 없는 일반 사람에게는 신장 손상이나 부정맥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