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 건강법
“녹내장 치료를 위해서는 안압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약물을 꼭 써야만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상안압인데도 녹내장으로 진단받는 환자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상안압에서도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한국녹내장학회 전(前) 회장이자, 2018년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녹내장학술대회 대회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안과 박기호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안(眼)질환 중에서도 녹내장 치료 분야에서 명의로 일컬어진다. 박 교수는 “녹내장으로 시력이 소실된 이후엔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다행인 건, 녹내장은 급격히 진행되기보단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진행 속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은 크게 방수(눈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로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안구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제와 방수가 잘 빠져나가도록 하는 치료제이다. 방수를 조절하는 이유는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거나 과도하게 많이 만들어지면 안압이 상승하고, 결국 시신경 손상 위험을 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상안압을 가진 녹내장 환자이다. 안압이 정상 범위(10~21mmHg)에 속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기호 교수는 “최근 개발 중인 새로운 로 카이네이스 억제제는 정상안압에서도 안압을 낮추는 건 물론이고, 충혈이나 피로감 같은 약물 부작용도 덜한 것으로 임상1상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임상1상은 사람에게 신약을 최초로 투여하는 시험 단계다. 통상적으로 건강한 지원자나 특정 환자 20~80명에게 신약을 투여해 최대 사용 가능 용량과 부작용을 확인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 치료 기대 모으는 신약
현재 서울대병원 등 국내 10개 병원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기전의 ‘로 카이네이스 억제제(Rho Kinase inhibitor)’는 안구의 섬유주(방수가 눈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배출로)를 이완시켜, 방수 유출을 높여서 안압을 떨어뜨리는 기전을 갖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1상과 2상을 완료했으며 기존의 치료제보다 정상안압에서 안압을 떨어뜨리는 비율이 더 좋게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2상(1상에서 정해진 약 용량을 토대로 환자를 상대로 약의 효과를 평가)은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국내 최초의 임상이다. 박 교수를 비롯한 녹내장 전문가들이 해당 물질에 대해 기대감이 높은 이유도, 정상안압 환자의 치료 효과를 좋게 해줄 수 있어서다. 또한 기존 로 카이네이스 억제제의 부작용이었던 심한 충혈도 이 물질을 투여한 이후엔 나타나지 않았다.
박기호 교수는 “심한 충혈은 녹내장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라며 “현재 임상 중인 새로운 기전의 안압 배출 치료제는 충혈 위험이 덜 하고, 정상안압도 효과적으로 낮추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많은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들에게 특화된 녹내장 치료제로써 사용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국녹내장학회가 제안하는 상황별 녹내장 생활수칙
전자기기 사용 시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화면 보지 않기
▲눈과 전자기기 사이 적절한 거리 유지하기
▲고개 숙인 자세로 장시간 보지 않기
▲중간 중간 휴식 취하기
일상생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 받기
▲금연 및 절주하기
▲항산화 효과 있는 야채, 과일 챙겨 먹기
▲카페인 음료 많이 마시지 않기
▲한 번에 갑자기 많은 물 마시지 않기
운동 시
▲물구나무서기처럼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 피하기
▲윗몸 일으키기 등 복압 높이는 운동 삼가기
▲자전거타기, 달리기,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 규칙적으로 하기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상 진행 중인 병원
▲서울대학교병원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부산대학교병원 ▲강북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김안과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