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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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트호른 전망대에서 본 스위스 3대 영봉 아이거, 뮈니히, 융프라우

동서(東西)의 알프스산맥과 남서(南西)의 쥐라산맥 사이 ‘성스러운 땅’이라 불리던 스위스는 시간이 멈춘 듯 일년 내내, 사시사철 그림 같은 풍광으로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스위스를 상징하는 단어 중 단연 으뜸은 알프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고 푸른 하늘, 그와 대비되는 시리도록 하얀 설산, 지평선 너머 푸르게 펼쳐진 초원과 빙하가 만든 깊은 호수까지…. 이 맑고 아름다운 장관을 두 눈에 담고 있자면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감동이 가슴 깊숙한 곳까지 밀려온다. 여행 중 어떤 이동수단을 이용해도 좋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을 오롯이 감상하며 가까이서 느끼기에는 두 발로 직접 걸으며 체험하는 도보여행이 제격 아닐까. 지난 여름, 푸르른 낭만이 살아 숨쉬던 그곳에서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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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푸른 초원과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뮈렌~김멜발트 하이킹 구간. 3 하얀 구름 아래 자리 잡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4 체르마트 마을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야생화

내가 꿈꾸는 도보여행
함께 여행을 떠난 일행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난 여행지를 결정하기 전,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 생각하곤 해요. 사람이 만든 작품과 신이 빚은 작품 중 어느 것을 보러 갈지 말이죠.” 처음엔 그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설명을 듣곤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자는 이집트의 스핑크스, 스페인의 가우디 대성당,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등과 같은 건축물 또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여행이다. 후자는 자연의 모습 그 자체를 보기 위한 여행을 뜻하는 것이다. 각자의 이유로 떠나는 여행이라지만, 이처럼 낯선 사람들과의 인연은 내가 미처 보고 느끼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깨우쳐주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여행 중 나는 후자에 가까운 여행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그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는 도보여행을 선호한다. 물론 ‘왜 비싼 돈 주고 사서 고생하느냐’는 이유로 도보여행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많다. 하지만 무조건 정상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숨차게 걷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펼쳐진 오솔길과 산책로, 오밀조밀한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따스한
햇살과 향긋한 바람, 그리고 사람 사는 모습을 두 눈과 마음에 담아올 수 있는 여행…. 그게 바로 내가 그리는 도보여행의 참모습이다.

2016년 여름에 다녀온 스위스 여행이 그랬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한 알프스의 영봉들과 아름다운 곡선의 구릉지대, 그 아래 자리 잡은 푸른 초목과 샬레(Châlet, 스위스식 목조건물)까지.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올 법한 소박하고 서정적인 전원 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그곳은, 아이들을 위한 쉬운 코스부터 전문가 수준의 산악 코스까지 갖춰져 누구나 자연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다. 알프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어느새 하늘을 담아낸 에메랄드빛 호수와 알록달록 고운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디를 걸어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자연의 품 속에서, 나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푸름의 절정을 만끽했다.


‘신이 빚은 작품’을 만나다
스위스 여행의 출발일이 정해지고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날씨였다. 사실 여행의 성패는 날씨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이 빚은 작품’을 즐기는 도보여행은 신의 도움 없이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다.

스위스로 떠나기 전날, 짐을 꾸리며 날씨를 검색해보았다. 아뿔싸, 하필이면 스위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마테호른과 알레치 빙하를 보는날, 슈탄저호른에 오르는 날 모두 비 소식이 있었다. 일기예보가 틀리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스위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름이 스위스 여행의 적기라 그런 것인지 취리히공항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복잡한 공항을 빠져나와 가이드를 만났다. “스위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가이드에게 가장 염려했던 현지 날씨부터 먼저 물었다. 가이드는 걱정스런 내 표정을 읽은 건지 이런 질문을 예상한 듯 나를 안심시켰다. “산악지대가 많은 스위스의 날씨는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하늘을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일기예보는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매일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일정을 조율 할테니 혹시 멋진 장관을 못보고 돌아가는 건 아닐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서였을까, 경험 많은 가이드 덕분이었을까? 결과적으로 9일 동안 비를 만난 날은 단 하루뿐. 나머지 일정은 쾌청한 하늘 아래서 알프스의 미봉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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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푸른 초원과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뮈렌~김멜발트 하이킹 구간. 3 하얀 구름 아래 자리 잡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4 체르마트 마을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야생화

내가 꿈꾸는 도보여행
함께 여행을 떠난 일행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난 여행지를 결정하기 전,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 생각하곤 해요. 사람이 만든 작품과 신이 빚은 작품 중 어느 것을 보러 갈지 말이죠.” 처음엔 그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설명을 듣곤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자는 이집트의 스핑크스, 스페인의 가우디 대성당,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등과 같은 건축물 또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여행이다. 후자는 자연의 모습 그 자체를 보기 위한 여행을 뜻하는 것이다. 각자의 이유로 떠나는 여행이라지만, 이처럼 낯선 사람들과의 인연은 내가 미처 보고 느끼지 못한 새로운 관점을 깨우쳐주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여행 중 나는 후자에 가까운 여행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그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는 도보여행을 선호한다. 물론 ‘왜 비싼 돈 주고 사서 고생하느냐’는 이유로 도보여행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많다. 하지만 무조건 정상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숨차게 걷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펼쳐진 오솔길과 산책로, 오밀조밀한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따스한
햇살과 향긋한 바람, 그리고 사람 사는 모습을 두 눈과 마음에 담아올 수 있는 여행…. 그게 바로 내가 그리는 도보여행의 참모습이다.

2016년 여름에 다녀온 스위스 여행이 그랬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한 알프스의 영봉들과 아름다운 곡선의 구릉지대, 그 아래 자리 잡은 푸른 초목과 샬레(Châlet, 스위스식 목조건물)까지.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 나올 법한 소박하고 서정적인 전원 풍경이 한데 어우러진 그곳은, 아이들을 위한 쉬운 코스부터 전문가 수준의 산악 코스까지 갖춰져 누구나 자연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다. 알프스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발걸음을 재촉하다 보면, 어느새 하늘을 담아낸 에메랄드빛 호수와 알록달록 고운 야생화가 만발한 초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디를 걸어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자연의 품 속에서, 나는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푸름의 절정을 만끽했다.


‘신이 빚은 작품’을 만나다
스위스 여행의 출발일이 정해지고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바로 날씨였다. 사실 여행의 성패는 날씨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이 빚은 작품’을 즐기는 도보여행은 신의 도움 없이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다.

스위스로 떠나기 전날, 짐을 꾸리며 날씨를 검색해보았다. 아뿔싸, 하필이면 스위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마테호른과 알레치 빙하를 보는날, 슈탄저호른에 오르는 날 모두 비 소식이 있었다. 일기예보가 틀리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스위스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여름이 스위스 여행의 적기라 그런 것인지 취리히공항은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복잡한 공항을 빠져나와 가이드를 만났다. “스위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가이드에게 가장 염려했던 현지 날씨부터 먼저 물었다. 가이드는 걱정스런 내 표정을 읽은 건지 이런 질문을 예상한 듯 나를 안심시켰다. “산악지대가 많은 스위스의 날씨는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하늘을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일기예보는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매일 1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되는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일정을 조율 할테니 혹시 멋진 장관을 못보고 돌아가는 건 아닐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서였을까, 경험 많은 가이드 덕분이었을까? 결과적으로 9일 동안 비를 만난 날은 단 하루뿐. 나머지 일정은 쾌청한 하늘 아래서 알프스의 미봉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