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웠을 땐 안 보였는데… 선 자세로 MRI 찍으니 통증 원인 뚜렷

입력 2017.01.12 07:00

[주목받는 진단법] 스탠딩 MRI

실제 통증 느끼는 자세여서 정확
포항우리들병원, 국내 최초 도입… 폐소공포증 환자도 안심하고 촬영

경기도 이천에 사는 육모(60)씨는 2015년 봄부터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서 안 다녀본 병원이 없을 정도다. 그런데 가는 병원마다 "MRI나 CT를 보면 별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통증의 원인도 찾지 못했다. 원인을 모르니 육씨는 근본적인 치료보다는 소염진통제나 파스 등에 의존해서 통증을 다스릴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육씨는 서서 찍는 MRI 촬영을 통해 수년간 자신을 괴롭힌 허리 통증의 원인이 4·5번 척추 디스크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동안 MRI 촬영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디스크가 서서 찍는 MRI 촬영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육씨는 곧바로 최초침습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허리 통증에서 해방됐다. 최근 서서 찍는 MRI가 개발돼 국내에 도입되면서 척추질환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서 찍는 MRI, 누워 찍는 MRI로 발견 못한 병변 확인

육씨의 허리 통증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건, 서서 찍는 MRI(MRI-G-scan Brio)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통상적인 MRI 촬영은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누운 자세에서 척추질환을 제대로 진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본인의 체중이 부하되지 않는 상태, 즉 누워있거나 앉아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다. 포항우리들병원 최건 병원장은 "척추뿐만 아니라 골반, 무릎, 발목에 발생한 통증 진단에 있어서 체중 부하 여부가 중요하다"며 "사람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늘 체중의 부하를 받고 있으므로 체중부하가 없는 환자의 상태를 본다는 것은 환자가 아플 때의 모습을 보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서서 찍는 MRI는 환자 진단용 침대가 0도에서 90도까지 기울어진다. 환자의 허리에 쏠리는 체중 부하를 서있을 때와 똑같이 유도하고 실제 통증을 느꼈던 자세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포항우리들병원 척추신경외과 김욱하 부원장은 "일상생활에서 증상이 발현하는 조건과 유사한 환경, 즉 서 있는 상태에서 MRI 촬영을 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서 MRI를 찍으면 누워서 찍는 것보다 환자의 병변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포항우리들병원 척추신경외과 김욱하 부원장이 서서 찍는 MRI인 ‘MRI-지-스캔-브리오(MRI-G-scan Brio)’로 척추디스크 촬영 중인 환자를 상담하는 모습.
서서 MRI를 찍으면 누워서 찍는 것보다 환자의 병변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진은 포항우리들병원 척추신경외과 김욱하 부원장이 서서 찍는 MRI인 ‘MRI-지-스캔-브리오(MRI-G-scan Brio)’로 척추디스크 촬영 중인 환자를 상담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포항우리들병원, '亞太 스탠딩 MRI 연구센터' 지정

현재 서서 찍는 MRI가 있는 곳은 국내 병원은 포항우리들병원 뿐이다. 보다 정밀한 진단을 통해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 병원 비전에 따라 지난해 11월에 들여왔다. 포항우리들병원에 있는 'MRI-지-스캔-브리오'는 이탈리아 에사오테社가 만든 것으로, 최신 기술이 적용된 기기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서서 찍는 MRI'는 화질이 떨어지고 진단 시 사용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그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고 한다. 최건 병원장은 "이 기기는 환자 진단뿐 아니라, 척추 연구에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포항우리들병원은 에사오테社와 연구협력 MOU를 체결, 국내 최초로 '스탠딩 MRI 아시아-태평양 연구센터'로 지정됐다. 최 병원장은 체중 부하가 척추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집중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누워 찍는 MRI(왼쪽 사진)에선 나타나지 않았던 척추 4·5번 사이(동그라미 부분) 디스크가 서서 찍는 MRI 촬영에서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누워 찍는 MRI(왼쪽 사진)에선 나타나지 않았던 척추 4·5번 사이(동그라미 부분) 디스크가 서서 찍는 MRI 촬영에서는 확연하게 나타났다. / 포항우리들병원 제공
◇폐소공포증 환자도 부담 없이 검사

서서 찍는 MRI는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기존에 누워서 촬영하는 MRI는 좁은 원형 통에 들어가서 오랜 시간 정지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래서 폐소공포증 환자나, 밀폐 공간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은 마취를 통해 진정시킨 후에 검사를 받아야 했다. 반면 서서 찍는 MRI는 개방형이기 때문에 폐소공포증 환자도 마취 없이 편안한 상태로 촬영이 가능하다. 서서 찍는 MRI 도입으로 정확한 진단과 환자 만족도를 높인만큼 치료 효과도 크다고 한다. 최건 병원장은 최소침습 척추수술만 8000회 이상 집도해온 척추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세계최소침습 척추수술 및 치료학회를 이끄는 학회장이다. 최 병원장은 "내시경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고령자도 받을 수 있다"며 "서서 찍는 MRI로 정확히 진단하고, 완벽한 치료로 척추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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