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의사'도 진료 참여… 암환자 최적 치료법 찾아준다

가천대 길병원 도입 후 관심 폭발… 전문자료 1200만쪽 등 학습
수시 업데이트 암 정보 활용… 내년까지 85% 암에 적용 가능

제조업·문화산업뿐 아니라 의료분야에도 인공지능이 도입됐다.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에 들여온 '왓슨'이 그 주인공이다. 왓슨은 환자의 유전자처럼 의료진이 일일이 숙지하기 힘든 정보를 파악하고, 논문·교과서·최신 연구결과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 개인별로 맞춤형 치료법을 추천해준다. 때문에 '인간 한계를 넘어선 의사'란 평을 듣기도 한다. 왓슨은 무엇이며, 환자가 활용했을 때 정확히 어떤 장점이 있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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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한계를 넘어선 의사’란 평을 듣는 인공지능 왓슨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다. 왓슨은 개별 환자에 따른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가천대 길병원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에서 왓슨과 전문의들이 암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인공지능 치료 관심 증가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이 의료에도 도입됐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암환자들의 왓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의 곽혜선 간호사는 "하루에 적게는 4명, 많게는 10명의 예약 환자가 있다"며 "상담전화는 하루에 몇 십 통씩 오고, 병원을 오다가다 이게 어떤 치료냐며 직접 와서 문의하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왓슨 진료가 시작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고, 생소한 의료 분야임을 감안하면 문의·예약이 많은 편이다.

인공지능 시스템이라고 하면 '수퍼 컴퓨터처럼 대단한 컴퓨터가 있어서, 사람을 진료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왓슨은 컴퓨터가 아니다. 물리적인 실체도 없다. 왓슨은 컴퓨터 회사 IBM에서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가지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인간의 생각 과정과 유사한 패턴을 통해 문제에 대한 대답을 도출한다. 왓슨 프로그램이 있는 컴퓨터에 환자의 ▲성별 ▲나이 ▲몸무게 ▲혈액검사결과 ▲유전자검사결과 ▲CT(컴퓨터단층촬영)자료 ▲조직검사결과 ▲수술여부 ▲운동습관 같은 각종 정보를 입력하면 수술을 한 사람에게는 어떤 치료가 부가적으로 필요한지, 수술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수술을 포함해 어떤 치료방법이 적합한지 컴퓨터 화면을 통해 추천해준다. 현재 환자가 왓슨 진료를 신청하면, 질환과 관련된 각 진료과 전문의 4~5명이 참석해 환자·간호사·왓슨과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의사가 왓슨의 조언을 참고해, 환자에게 특정 치료 방법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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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법 정확도 90% 이상

왓슨은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자료,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의학 교과서를 학습했다. 미국의 세계적인 암 치료기관인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레지던트들이 받는 의학 교육도 그대로 받았다. 왓슨이 현재 암환자들을 진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암 관련 정보는 수시로 업데이트 받는다. 컴퓨터를 쓸 때 '윈도우 업데이트'를 하는 것과 같다. 매년 새로 발표되는 암 관련 논문은 약 4만4000개, 즉 하루 122개다. 인간이 이러한 정보를 모두 읽고, 습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왓슨은 가능하다.

왓슨이 추천하는 치료법은 신뢰도도 높다.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 추친단 이언 단장(신경외과 교수)은 "전문의들이 평가했을 때, 왓슨이 암환자에게 추천하는 치료법은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의 전문의들이 추천하는 치료법과 90% 이상 일치한다"며 "이 수치는 학습과 교육을 통해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일반외과 백정흠 교수는 "환자 1명의 유전자 정보는 한 장의 CD에 담지 못할 정도로 방대한 양이라, 의사가 전부 숙지하기 쉽지 않다"며 "왓슨은 방대한 환자의 의료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의료기록·임상시험결과 등 학습한 정보와 비교해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알려주는데, 빠르게는 8초 안에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왓슨은 환자에게 효과 좋은 '맞춤형 치료'를 제안한다는 장점이 있다. 암환자가 자신의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료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병의 특징마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항암제를 써도 환자가 가진 유전자에 따라 약이 잘 듣는 사람도 있지만 약이 제대로 듣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의료진이 왓슨을 사용하면 방대한 환자 정보와 최신 연구결과들을 일일이 매칭시키지 않아도 곧바로 맞춤 치료 방법을 환자에게 제안할 수 있다.

◇활용 암 종류, 더 다양

현재 왓슨이 보는 암은 폐암·유방암·직장암·대장암·위암이다. 자료가 가장 많아서다.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말이면 대부분의 암을 진료할 수 있게 된다. 이언 교수는 "곧 자궁경부암·전립선암 등 비뇨기계 암 진료를 시작한다"며 "2017년 말에는 약 85%의 암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