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길여 가천대 길병원 총장
왓슨 도입돼도 의사는 필요… 2차 목표는 '길 왓슨' 만드는 것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해 암진료를 시작한 가천대 길병원 이길여 총장의 말이다. 이길여 총장은 "현대의학은 하루 사이에 새로운 의료 기술이 개발될 정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좋은 의료 기술이 있다면 빨리 받아들여야 경쟁력도 생긴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의사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길여 총장은 "의사들이 신속하게 변신하지 않고, 과거의 지식에만 의존한다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예를 들어 인공지능 왓슨을 사용하면 환자를 더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환자는 맞춤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런 좋은 기술을 생소하다는 이유로 도입을 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8월, '개인 맞춤의료 실현'이 목표라며 정밀의료 연구·개발 추진계획을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한 바 있다. 맞춤의료가 실현되면 환자가 건강해질 확률은 높아지고, 의료비는 낮아진다. 그러나 현재, 일반적인 수준의 의료는 개인 맞춤의료와 거리가 멀다. 위암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할 때, 유전적 특징에 따라 같은 항암제라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일반적인 진료로는 자신이 어떤 항암제에 잘 반응하는지 쉽게 알기 어렵다. 이 총장은 "의사들은 일생동안 제한된 수의 환자를 보며, 환자의 특성을 일일이 고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왓슨은 1200만쪽 이상의 전문자료·290종의 의학저널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적합한 해결책을 빠르게 도출해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의 장점을 접하게 되면, 인간 의사는 필요없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에 대해 이길여 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 총장은 "왓슨이 배우는 지식은 인간이 전수하는 것이며 의사는 왓슨을 이용해 환자를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게 목표라, 둘은 협력 관계지 경쟁 관계가 아니다"라며 "환자를 살려내야겠다는 집념과 애정도 병의 치료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이건 인간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왓슨 진료를 발전시켜, 추후 '길 왓슨'을 만드는 게 2차 목표다. 현재 왓슨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미국 암병원의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인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 총장은 "유전체연구소나 뇌과학연구소 등 길병원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한국 환자의 특징, 한국형 의료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면 좀 더 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