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조현병, 한센병…이름 바꾼 질병들

입력 2016.11.16 10:06

알쏭달쏭 의학용어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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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부산 해운대에서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자동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을 치고, 차량 6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3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친 큰 사고였다. 교통사고를 낸 50대 운전자는 평소 뇌전증을 앓았다고 한다. 뇌전증은 사실 의료인들에게도 익숙지 않은 이름이다. 과거 ‘간질’로 많이 불려서다. 약사법, 전염병예방법 등 법 개정을 통해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한 질병들을 알아보자.

뇌전증
뇌전증(腦電症, Epilepsy)은 과거 간질로 불리던 질환이다. 영어 epilepsy는 그리스어로 ‘악령에 영혼이 사로잡혔다’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병에 대해 무지하던 시절, 환자가 갑자기 발작 증상을 보이면 귀신 들린 사람이나 정신병자로 여겼던 것이다. 그만큼 사회적 편견이 심해, 2014년 법 개정을 통해 뇌전증이란 이름이 생겼다. 뇌전증은 뇌에 비정상적인 전기파가 발생해, 경련성 발작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뇌전도검사를 통해 뇌파를 분석하고 비정상적인 전기파를 억누르는 약물을 쓴다.

조현병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은 과거 ‘정신분열병’이나 ‘정신분열증’으로 불렀다. 2011년 말 법 개정으로 새 이름이 생겼다. 과거에는 조현병을 정신병으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조현병의 원인은 뇌신경망 이상에서 발병한다는 게 밝혀졌다.

조현병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없는데도, 누군가 자신에게 말을 건다고 하거나 어떤 것을 보았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아예 씻지 않거나, 표정이 없어지는 등 외부와 단절된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조현병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물론, 조현병 자체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심하다. 최근에는 좋은 치료제들이 개발됐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로 조현병의 한자를 살펴보면, ‘현악기를 조율한다’는 의미가 있다. 바이올린 줄을 조율해 좋은 소리를 내듯, 마음의 조화롭지 못한 부분을 조율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한센병
한센병(Hansen’s Disease)은 과거 ‘나병’, ‘문둥병’으로 불렀다. 2000년 법 개정을 통해 한센병이란 이름을 얻었다.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센인이라고 부른다. 한센은 이 병의 원인균을 발견한 노르웨이 의사 이름이다. 한센병은 과거 하늘이 내리는 큰 벌인 천형(天刑)으로 알려지거나 치료약이 없었던 서러운 과거가 있었지만, 현재는 치료용 항생제가 개발돼 있다.

안지현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 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 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와 대한노인의학회에서 학술이 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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