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중 1명만 제왕절개수술… 전문의 28명이 ‘의사의 양심’에 따라 진료한다

소문난 전문병원
산부인과 전문병원 분당제일여성병원

분당제일여성병원 외부 전경

전문병원은 환자가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수준 높은 의료 기술과 시설, 인력 등을 병원 중 엄선해서 3년마다 지정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제일여성병원은 2011년 제1기에 이어 2014년 제2기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자연분만이 산모와 아기에게 가장 좋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의 엘리베이터 안에는 ‘제왕절개분만율 12.5%’임을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이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기 8명 중 1명만 제왕절개수술을 거친다는 말이다. 국내 산부인과 병의원의 평균 제왕절개분만율은 36.9%다(2012년 기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제왕절개분만율은 5~15%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의 제왕절개분만율은 국내 병의원 평균에 비해 매우 낮고 국제기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병원의 한동엽 원장은 “제왕절개를 하면 산모와 아기에게 스트레스가 없지만, 자연분만이 아주 힘든 경우를 제외하면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 좋고, 산모에게도 자연분만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은 산부인과 전문의 4명이 뜻을 모아 2002년 분당제일여성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개원 후 22년 만에 전문의 28명, 직원수 250명, 병상수 99개의 병원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분만전문센터, 난임센터, 부인과내시경수술센터 외에 유방·갑상선클리닉, 요실금 및 회음부성형, 모유수유커뮤니티,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고 있다.

외형의 성장뿐만 아니라 의료 수준 또한 상위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5년 이 병원의 분만건수는 전국 3위다. 2011년, 2014년 연속으로 산부인과 전문병원에 지정됐다. 개원 이래 실시한 복강경수술은 7000례를 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항생제처방률과 약품목수에서 1등급을 획득했다. 그만큼 환자의 건강을 두루 배려한다고 볼 수 있는 지표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이 설정한 핵심가치는 세 가지다. ‘환자제일’, ‘의료제일’, ‘생명제일’이다. 환자제일은 병원이나 의료진의 편의보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의료제일은 병원의 이익보다는 병원 인력과 시설을 먼저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생명제일은 과잉진료하지 않고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분당제일여성병원 한동업 원장 인터뷰

“ ‘산모와 아기에게 좋은 병원 만들자’는 설립 목표를 14년간 지키고 있습니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은 한동업(55) 원장 등 4명의 산부인과 전문의가 공동 원장으로 2002년 설립했다. 특이하게도 창립 당시의 원장 4명이 지금까지 병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표원장격인 한동업 원장은 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과장을 거쳤다.


분당제일여성병원 한동업 원장

분당제일여성병원의 제왕절개분만율이 국내 평균에 비해 매우 낮은 비결은 무엇입니까?
“비결이라기보다 산모와 아기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자연분만입니다. 저희 병원은 영리 목적보다 산모와 아기에게 좋은 병원을 만들자는 마인드로 시작했고, 거기에 충실하다보니 자연분만율이 높은 것 같습니다.”

자연분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죠. 제왕절개에 비해서 나쁜 것은 없어요. 물론 자연분만을 아주 힘들게 하는 분은 제왕절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연분만이 좋습니다. 제왕절개하면 산모와 아기에게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데 그런 과정은 좋지 않아요.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 스스로 호흡하고 소화해야 하는 등 급격한 변화를 겪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육체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이 길러집니다.”

두 차례 연속 전문병원에 지정되었습니다. 까다로운 전문병원 지정 요건을 통과한 비결이 무엇입니까?
“병원에서 생기는 문제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손 씻기, 환자 확인 등 작고 소홀히 하기 쉬운 것을 철저하게 할 수 있도록 직원을 교육하고 있는데, 이것이 기반이 된 것 같습니다.”

2002년 병원을 함께 설립한 원장 네 분이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주위에서 모두 궁금해 하고 제가 봐도 신기해요. 해답은 원장들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자기 생각을 너무 주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의 것보다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마인드를 잊지 않고 지낸 것이 비결이지 싶습니다.”

분당제일여성병원의 자랑거리는 무엇입니까?
“선생님(전문의)들을 굉장히 존중하는 병원입니다. 병원 수입을 위해서 선생님들에게 절대 강요하지 않고 의사의 양심에 따라 환자를 진료하게 합니다. 우리 병원에 한번 오면 나가는 선생님이 거의 없습니다. 이렇게 선생님들이 안정되어 있으니 환자분에게 플러스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뜻은 좋습니다만 그런 방식으로 병원을 키울 수 있습니까?
“돈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바보지요.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돈보다 산모나 아기에게 좋은 병원이 되자는 마인드로 하면 가능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니 항생제처방률, 유소아항생제처방률, 의약품수 등에서 모두 1등급인데 병원 차원에서 의료진에게 강조하는 특별한 지침이 있어요?
“이미 말한 대로 모든 선생님에게 ‘병원 수익에 신경쓰지 말고 최선의 진료를 하라’고 말합니다. 선생님들이 양심에 맞춰 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하다보니 나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병원의 시설이나 장비, 의료기술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시설은 타 병원에 비해 좋지 않습니다. 작은 병원에서 계속 증축하니까 환자분들에게 너무 죄송해요. 증축을 통해 병원이 더 좋아지기는 했지만 부족합니다. 그러나 수술이나 난임 치료 등에 사용하는 장비는 최고급입니다. 의료기술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난임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임신 희망자가 병원을 찾기 전에 어떤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까?
“30대 중반 이후 초산이 많아지니까 난임이 많아질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난임 환자 중에는 조급해서 병원에 오시는 분도 많아요.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면 결혼 후 1년 정도 신혼을 즐기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은 서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급하면 오히려 임신이 잘 안 됩니다.”

건강한 임신이나 출산의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임신과 출산을 통한 가치관, 자녀에 대한 가치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는 소유물이 아니라 또 다른 인생이라는 건강한 가치관을 갖고 임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옛날보다 아빠의 역할이 중요해졌어요. 병원에 함께 오는 등 출산의 전 과정을 남편이 아내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 가족이 임신·출산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때 더 건강한 임신과 출산이 이뤄집니다.”

원장님처럼 50대 중반의 갱년기 연령대 부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부부가 함께하는 것이지요. 젊어서야 자기 세계가 강하지만 나이 먹을수록 무엇이든 부부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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