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이헌정 교수, 우울증·조울증과 생체리듬 상관관계 밝혀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조철현 교수팀이 새로운 우울증·조울증 발생 기전과 이에 따른 치료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26명의 기분장애 환자와 18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3년여에 걸쳐 이뤄졌다. 대상자들은 입원 초부터 퇴원 전까지 기분 양상과 생체리듬 변동을 2주 간격으로 측정했다. 연구 결과, 기분장애 환자들의 생체리듬이 조증에서는 정상보다 당겨져 있고 우울증에서는 지연되어있는 등 정상에서 심하게 벗어난 것이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코티졸 호르몬은 정상이라면 아침에 최고치를 보인다. 그런데 조증인 사람은 자정 무렵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상이라면 오후 3시에 최고치를 보이는 시간유전자(PER1/ ARNTL)의 경우, 조증인 사람은 아침에 최고치를 보였다. 7시간 가량 당겨진 셈이다. 반면, 우울증인 사람은 코티졸 농도와 시간유전자의 발현이 정반대로 4~5시간 가량 늦어진 상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체리듬의 변동은 기분장애가 호전됨에 따라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확인했다. 기분장애와 생체리듬 간의 높은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약물치료에 의존했던 기분장애(우울증·조울증) 치료의 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헌정 교수는 "생체리듬은 태초에 생명체가 만들어진 지구의 자전에 의하여 생겨난 낮밤의 변화에 따른 만들어진 본능으로, 아침에 밝은 태양 빛을 눈으로 보는 것을 통하여 조절된다"며 "현대인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 기분장애가 많은 이유는 인공조명과 실내 생활로 생체리듬이 어긋나기 쉬운 환경에 살고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국립보건원의 티모 파토넨(Timo Partonen) 교수는, 이 연구와 함께 실린 코멘트를 통해 "이헌정 교수팀의 논문은 조울증의 의학적 이해를 넓히는 수준을 넘어, 조울증의 치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획기적인 계기"라고 말했다.
이헌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기존 약물치료에 의존했던 조울증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대증적인 치료가 아닌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 방법으로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 ‘Advanced Circadian Phase in Mania and Delayed Circadian Phase in Mixed Mania and Depression Returned to Normal after Treatment of Bipolar Disorder’은 국제저명학술지 EBio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