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20%, 폐 아닌 흉막·척추·림프절 등에 감염

입력 2016.09.21 07:00

폐외결핵
특별한 증상 없어 진단 쉽지 않아 결핵 전문 의료진에 정밀 검사를

70대 척추결핵 환자 이모씨는 6년 전 병원에서 척추결핵을 척추 압박골절로 잘못 진단 받아 4년간 엉뚱한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지난해 1월에서야 다른 병원에서 척추결핵을 진단받았지만, 이미 치료 시기를 놓쳐 하반신 마비와 대소변 장애가 생긴 상태였다. 고대안암병원 호흡기내과 정원재 교수는 "일반적으로 결핵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폐결핵을 떠올린다"며 "하지만 환자 10명 중 2명 정도는 폐가 아닌 척추나 위장 등에 결핵이 생긴 폐외결핵을 진단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 환자 3만2181명 중 폐외결핵 환자가 6631명(20%)이었다.

◇흉막 결핵 가장 흔해

폐외결핵은 다른 질환과 구분할만한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이씨처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꽤 많다. 폐외결핵 중 가장 흔한 것이 흉막(폐를 둘러싸고 있는 막)결핵이다. 흉막에 결핵균이 감염되면 흉막에 분포한 통증 신경을 자극해 심한 흉통이 생긴다. 또한, 흉막결핵이 생기면 폐 안쪽에 소량 들어있는 흉수(胸水)가 과도하게 생성돼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기도 한다. 정원재 교수는 "가슴 통증과 숨이 차는 증상은 폐와 관련된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흉막결핵을 의심하기 어려워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흉막결핵 다음으로 흔한 것이 림프절 결핵이다. 주로 목 쪽 림프절에 결핵이 잘 생기는데, 목에 혹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것이 특징이다. 정원재 교수는 "위장계 결핵의 경우 설사를 하거나 복통이 생기는 등 장염과 비슷한 증상이 생긴다"고 말했다. 뼈나 관절에도 결핵이 생기는데, 이 경우 허리 등 관절에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디스크 등 퇴행성 관절 질환으로 오해해 잘못된 치료를 받는 경우가 있다.

 

결핵 환자 10명 중 2명은 폐가 아닌 척추나 위장 등 다른 부위에서 결핵이 발생한다.
결핵 환자 10명 중 2명은 폐가 아닌 척추나 위장 등 다른 부위에서 결핵이 발생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신체 통증 2주 넘으면 병원 찾아야

폐외결핵은 진단도 쉽지 않다. 폐결핵은 흉부 엑스선과 객담 검사 등을 통해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반면, 폐외결핵은 결핵을 확진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통해 결핵균을 얻어야 한다. 폐외결핵은 특히 발병 부위에 결핵균 수가 적어서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정원재 교수는 "이 때문에 결핵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료진에게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외결핵은 폐결핵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약물치료를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다. 정원재 교수는 "폐외결핵은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나, 노인·영유아 등 전반적인 신체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게 잘 생긴다"며 "허리 통증이나 복통· 흉통 등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외결핵

결핵균이 폐에 숨어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혈액이나 림프선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감염을 유발하는 것이 원인. 감염 부위에 따라 흉막결핵, 척추결핵 등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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