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항암제 개발 활발… 癌 환자 삶의 질 높일 것"

입력 2016.09.07 06:30

[헬스 톡톡] 강윤구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항암 주사제와 효과 차이 없어…손발저림 등 신경부작용 덜 해"
대화제약, 식약처 허가 신청 단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 교수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앞으로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약제 변형이 이뤄질 것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사진> 교수의 말이다. 강 교수는 "항암제는 주사제가 대다수이지만, 최근 경구용 항암제 개발이 활발하다"며 "경구용 제제 개발로 항암치료 시 병원에 와서 주사를 맞을 필요 없이 집에서 먹는 약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장암 항암제(5-FU 성분), 백혈병 같은 혈액암을 치료하는 항암제(이마티닙메실레이트 성분)는 이미 경구용 제제로 나와있다. 최근에는 국내 대화제약에서 유방암·난소암·폐암·자궁암·위암 등에 쓰이는 항암제 '파클리탁셀'을 세계 최초로 먹는 제형으로 만들어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을 했다.

파클리탁셀은 물에 용해되지 않는 성질 때문에 체내 흡수돼도 체액과 섞이면 침전되는 특성이 있고, 생체이용률이 낮아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제약회사에서 경구용 제제 개발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대화제약에서는 파클리탁셀을 특수 기술로 만든 지질 성분에 녹여 장 점막에서 잘 흡수되도록 했다.

강윤구 교수는 "경구용 제제와 주사제는 효과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12개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 23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파클리탁셀의 경구용 제제를 복용하게 하고, 다른 한 그룹은 주사제를 투여했다. 그 결과, 효과 측면에서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다.

파클리탁셀 항암제는 정맥 주사로 투여할 경우 환자가 손발저림 같은 신경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구용 제제에서는 신경 부작용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이런 차이를 보이게 된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경구용 제제는 쇼크·호흡곤란 같은 과민반응 위험성이 적다. 파클리탁셀 주사제는 물에 녹지 않아 부형제(賦形劑)에 섞어 제조가 되는데, 부형제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꽤 있다. 그래서 파클리탁셀 주사 투여 전 필수적으로 스테로이드·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해야 했다. 강윤구 교수는 "정맥으로 약을 투여하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다"며 "경구용 제제는 이런 부형제를 쓰지 않고, 부작용이 생기더라도 복용을 멈추면 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구용 제제는 병원 대기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강윤구 교수는 "컨디션이 떨어진 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에 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병원에 와서 항암 치료를 받으려면 적어도 5~6시간은 걸린다"고 말했다.

파클리탁셀 항암제는 전 세계적으로 4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는 350억원 가까이 된다. 강윤구 교수는 "많이 쓰는 항암제를 국내 제약회사에서 경구용으로 개발해 고무적이다"며 "많은 암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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