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 정밀검사로 맞춤 처방 후 교정치료 받아야

[노인성 난청]
소리 민감도·언어 인지력 등 측정
단순히 소리만 키우면 청력 떨어져
제대로 들어야 치매·우울증 예방

지하철을 타고 택배 배달을 하고 있는 박모(69)씨는 1년 전부터 주변 사람의 말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택배 업무를 하려면 청력이 중요해서 보청기를 구입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보청기 착용으로 업무상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 잘 착용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보청기를 낀 후 갑자기 나는 '삐' 하는 잡음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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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청기는 노인성 난청에 의한 청력 손실을 막아 더이상 난청이 진행되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보청기를 꼈음에도 소리가 자주 울리면서, 가까운 소리는 안 들리고 먼 소리만 들린다면 본인에게 맞지 않는 보청기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가 개인별 난청 특성을 파악해 맞춤 보청기를 처방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박씨처럼 노인성 난청으로 보청기를 구입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자주 소리가 울리고, 가까운 소리는 안 들리면서 멀리서 나는 소리만 들리다가 갑작스럽게 나는 '삐' 소리가 거슬리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신의 청력 상태에 맞지 않는 보청기를 구입했거나, 보청기 구입한 후에 청력 훈련을 받지 않아서다. 그래서 보청기를 껴도 효과가 없다고 느끼고 오히려 소음이 더 심해졌다고 여긴다. 일부에서는 보청기 착용 후 삼출성중이염·외이도염 같은 없던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 김성근 원장은 "보청기는 사람마다 난청의 정도뿐 아니라 소리에 대한 민감도, 소리에 적응하는 능력, 모세포와 신경다발의 기능, 뇌의 소음 억제 기능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으로 처방받아서 착용해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비슷한 수준의 난청이라도 개인별 청각기능과 난청의 특성, 소리에 대한 민감도가 모두 다르다. 따라서 보청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청각사 등에게 정밀한 검사를 받은 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착용해야 한다. 보청기 착용 후에는 정기적인 청력검사와 교정치료도 중요하다.

노인성 난청은 귀에서 뇌까지 소리 전달을 담당하는 기관의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인데, 초기에는 달팽이관 같은 귀의 청력기관에만 문제가 있어 말소리가 또렷하지 않고 울리듯이 들린다. 그런데 이 시기를 방치하면 뇌의 청각영역에도 문제가 생겨 말소리와 주변 소리를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초기에 달팽이관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사하고, 뇌의 청각 수준을 확인해 그에 맞는 보청기를 껴야 한다. 특히 큰 소리에 대한 민감도와 소음에 대한 장애 정도, 말소리에 대한 인지력, 공간 지각력 같은 것을 측정한 후 보청기를 처방해야 청력 손실을 막을수 있다.

김성근 원장은 "단순히 소리 크기만 크게 해주는 보청기를 쓰면, 뇌의 청각 기능 문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청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시력이 안 좋을 때에도 여러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안경을 맞추는 것처럼 보청기도 상태에 맞춰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근이비인후과에서는 ▲보청기 울림소리에 대한 민감도 ▲큰소리에 대한 민감도 ▲소음에 대한 장애 정도 ▲말소리에 대한 인지력 ▲공간 지각력 같은 것들을 측정한 뒤 보청기를 처방해준다. 또, 보청기를 맞춘 후 겪는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교정치료를 전문 청각사에게 받을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 손실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치매나 인지저하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김성근이비인후과가 지난 2013년 우울증이나 인지장애가 의심되는 노인성 난청환자 84명을 대상으로 보청기 착용 전과 착용 3개월 후의 우울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사고와 감정, 대인관계, 신체 기능이 착용 전에 비해 개선됐다. 김성근 원장은 "TV를 볼 때 배우들의 대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천정이 높은 곳에서 대화가 어려울 때는 노인성 난청이 꽤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본인에게 적합한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