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뉴스] 항생제·고혈압약, 자외선 빨아들여 가려움 유발

입력 2016.08.31 09:06

[햇빛 알레르기 일으키는 약물]

평소 약물 부작용 잘 생기면 위험… 약물 바꾸고 자외선차단제 사용

주부 한모(54·경기 파주)씨는 햇빛만 쐬면 목·얼굴·팔·손등 부분이 붉게 부어오르며 간지러웠다. 10분만 외출해도 증상이 생겼다. 한씨는 과거 경험한 적 없던 증상이라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했지만, 외출할 때마다 반복돼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는 "최근 복용을 시작한 당뇨병약 탓에 생긴 햇빛 알레르기"라며 약을 다른 성분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 한씨는 약을 바꾼 이후 증상이 사라져 마음껏 외출하고 있다.

한씨처럼 전에 없던 햇빛 알레르기가 약물 탓에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있다. '약물에 의한 광과민증'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흔히 먹는 소염진통제, 항생제, 고혈압약, 당뇨병약 등에 의해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노태경 교수는 "이런 약을 복용하는 사람의 5~15% 정도에서 약에 의한 햇빛 알레르기가 나타난다"며 "햇빛을 수 분만 쬐어도 바로 홍반, 가려움, 습진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체내 약물이 자외선과 만나 활성산소 내뿜어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혈당강하제(톨부타마이드 외), 이뇨제(클로로시아진 외), 심장약(퀴니딘), 항생제(피히오놀 외), 항히스타민제, 비스테로이드소염제(피록시캄 외) 등 350여 종이다.

노태경 교수는 "평소 약물 부작용을 잘 겪거나, 유전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약물이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과정
/그래픽=김충민 기자
약물이 햇빛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그래픽〉. 약물을 복용하면 몸속 소화효소 등에 의해 흡수·분해되면서 일부 성분이 빛에 민감한 화학 성분으로 바뀐다. 이 화학 성분은 피부 표피·진피·혈관 등에 있다가, 외출 시 자외선을 빨아들인 뒤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 활성산소는 피부의 정상 세포를 산화시키고, 프로스타글란딘E2·종양괴사인자 같은 유발 염증 물질이 나오도록 만들어 홍반 같은 피부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

자외선A 막는 자외선차단제 써야

약물 탓에 햇빛 알레르기가 생겼다면 우선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후 무슨 약물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알아보는 광첩포검사 등을 한 뒤, 다른 성분의 약으로 바꿔야 한다. 약물을 바꾸기 어렵다면 햇빛 보호에 신경 쓰는 수밖에 없다. 햇빛이 강한 정오~오후 3시 사이에는 외출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모자·긴 팔 등으로 피부를 가려야 한다. 노태경 교수는 "약물은 대부분 자외선A와 반응한다"며 "자외선차단제 중 자외선A 보호 기능이 있는 것을 골라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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