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낙상에 의한 부상은 빙판길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이나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빗길에서도 낙상사고가 겨울철 못지 않게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지하철역은 낙상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데, 그 중 에스컬레이터는 요주의 구간이다. 워낙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사고가 많을 뿐만 아니라 비까지 오면 바닥에 물이 흥건해 더욱 미끄럽고, 우산으로 시야까지 방해 받기 때문이다. 국가승강기정보센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2013~2015년)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192명(사망 3명, 부상 189명)으로 61세 이상 고령자가 65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고 유형으로는 발 디딤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65%)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장마철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는 구간이나 보도블럭과 횡단보도 사이 철제 배수구도 마르지 않은 물기로 인해 노면이 미끄러워 자칫 방심하는 순간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낙상사고는 단순 타박상부터 찰과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심각한 부상은 엉덩이 뼈가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이다. 특히 고령층은 젊은 층과 비교해 순간 사고대처 능력이 떨어져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고관절이 부러지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노인들은 고관절을 다쳤음에도 요통으로 착각하고 치료를 미루거나 참는 경향이 있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한 고관절은 허벅지 안쪽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깁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부상을 당한 뒤 회복을 위해서는 한동안 누워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고령환자의 경우 오랜 침상생활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면서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폐렴 등 다양한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통해 거동할 수 있게 해줘야만 한다.
낙상사고로 고관절 부위가 붓거나 멍든 것처럼 보이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되도록 골절 후 24~48시간 내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은 대퇴전자간부골절과 대퇴경부골절 2가지로 나뉘는데, 뼈가 약한 대부분의 노인층은 대퇴경부골절에 해당된다.
노인층의 고관절 골절은 손상된 대퇴골두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일부 고령의 환자들이 고관절 골절을 진단받고도 치료 여부를 고민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아무리 나이가 많다 해도 인공관절을 통해 합병증을 줄이고 보행과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만 한다. 최근에는 수술법도 발전해 최소절개술이 도입되면서 빠른 재활과 회복이 가능해졌다.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에 최소절개술을 도입해 근육과 힘줄을 절개하지 않고 힘줄을 젖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근육-힘줄 보존 최소절개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웰튼병원 송상호 병원장은 “낙상을 예방하고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평소 꾸준한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통해 근력과 균형감각 등을 기르는 것이 좋다”며 “비 오는 날에는 낙상 위험이 높아지므로 굽이 낮고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신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말고 핸드레일을 꼭 붙잡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