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DPP4-억제제'가 당뇨망막병증 악화시킨다

입력 2016.07.08 13:57

서울대병원, 세계 최초로 밝혀내

조선일보 DB/ 여러 종류의 약을 손에 떨어뜨리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경구용 혈당강하제로 투여하는 DPP4-억제제가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세계 최초로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은 사람 세포와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DPP4-억제제가 대조군에 비해서 망막혈관병증을 유의하게 악화시킨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기전을 규명한 논문을 내놨다.

당뇨병은 심뇌혈관계 질환, 콩팥 부전, 망막혈관병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다. 적절한 혈당 관리는 이런 합병증은 물론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구용 혈당강하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증하면서 경구용 혈당강하제의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늘었고, 일생동안 투여하는 약이어서, 약제의 안전성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DPP4-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인크레틴 분해를 억제해 인크레틴 혈중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혈당을 떨어뜨린다. 당뇨병약제로 시장에 출시돼 가장 판매량이 많은 약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DPP4-억제제는 SDF-1α (Stromal cell Derived Factor) 의 분해도 억제해 조직과 혈중에서의 농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SDF1은 염증, 저산소자극에 의해 많은 세포에서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혈관투과성과 신생혈관생성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다. DPP4-억제제 투약으로 망막조직세포에서 분비하는 SDF의 분해가 억제돼 누적되면 망막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서 망막혈관병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혈관내피세포를 이용한 면역형광염색에서 DPP4-억제제가 세포 사이의 연결 부위를 느슨하게 해 혈관내피세포의 투과성이 증가되는 것을 밝혔다. 쥐를 이용한 망막혈관실험에서 DPP4-억제제를 투약 받은 쥐는 위약을 투약 받은 쥐에 비해서 망막 혈관의 누수·누혈 현상이 3배나 증가했고 신생혈관 생성이 현저히 증가했다. 특히, 당뇨병을 유발한 쥐 모델에서는 망막병증이 1.5배 증가했다. 이러한 악화 효과는 SDF 인자를 누적시킨 결과였다.

한편, 국제적으로 수행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 의하면, DPP4-억제제를 투약 받은 환자들은 심부전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현저하게 증가했다. 심부전 악화는 폐부종을 동반하는데, 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DPP4-억제제가 폐혈관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폐부종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심부전 증세를 초래한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김효수 교수는 “DPP4-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충분하기에, 이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정기적으로 망막병증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7월 6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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