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생명"… 외상 환자, 24시간 응급 진료로 구한다

전국에 권역외상센터 9곳 운영
부산대병원 센터, 경남권 책임
전담의 29명·전문 간호사 상주
전신 CT 6초만에 찍어 빠른 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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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낙상, 자상(刺傷) 같은 외상을 당했을 때는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

외상 환자의 15%는 대형 사고로 인해 의식이 없거나, 과다출혈 상태인 '중증(重症) 외상' 환자이다. 이들은 119 구급차를 타고 권역외상센터로 가야 한다. 권역외상센터는 외상전담 전문의들이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외상 환자 전용 수술실·중환자실을 갖춘 중증 외상 전문치료센터라고 보면 된다. 정부에서 전국 15곳에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했고 현재 9곳(부산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아주대병원 등)이 개소했다〈표 참조〉.

◇한국, 외상 환자 사망률 높아

보건복지부 중앙응급의료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외상 환자수는 100만명이 넘고 이중 3만명 정도가 사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외상 환자 발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3조원이 넘는다. 이는 암환자의 2배가 넘는 비용이다.

한국의 예방가능 사망률(사망자 중에서 적절히 진료를 받았을 경우 생존할 것으로 판단되는 사망자의 비율)은 35.2%인데, 미국·일본(10~15%)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보건복지부 자료).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조현민 센터장은 "국가적으로 외상진료시스템이 안 갖춰졌기 때문"이라며 "권역외상센터 지정 뿐 아니라 그 밑에 지역외상센터 등 진료 체계가 더 세밀하게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상 환자의 예방가능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인 119 구급대원을 통한 병원 이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119 구급차 보다는 개인 자동차로 병원에 오는 비율이 높다. 2013년 응급의료 현황통계에 따르면 응급 환자 중에서 119 구급차를 이용하는 비율은 16.5%에 불과했다. 반면에 개인 자동차로 오는 비율은 65%에 달했다. 조현민 센터장은 "구급대원이 환자 상태에 따라 분류, 적절한 병원에 미리 연락해 환자 상태, 사고 상황 등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면 의료진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사고가 나서 119에 전화할 때는 어떻게 다쳤는지, 의식이 혼미한지, 구조 혹은 구급이 필요한지 소상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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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로 인해 의식이 없거나 과다출혈 상태인 환자는 가까운 권역외상센터를 가야 한다. 사진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이 외상 환자의 원활한 호흡을 위해 기도삽관을 하고 있는 모습. / 부산대병원 제공
◇외상 환자, 골든타임 1시간 지켜야

외상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가급적 빨리 의료적 처치가 이뤄져야 소생률이 높고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박찬용 부센터장은 "심장이 멈추고 5분, 호흡이 멈추고 10분, 출혈은 1시간 내에 처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역외상센터에는 심폐소생술과 더불어 혈관조영술을 통해 혈관이 터진 곳을 빨리 막고, 응급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의료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개원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는 외상전담의가 29명으로 진료과만 흉부외과·신경외과·정형외과 등 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전문의가 있고 호흡기 전문 치료사 같은 전문 간호사들도 상주하고 있다. 13층의 독립 병원이며 중환자실 50병상, 일반 병실 84병상 등 총 267병상으로 인력이나 시설면에서 국내에서 가장 크다. 박찬용 부센터장은 "단체 사고에 대비해 병원 옥상에는 군용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헬기이송센터가 있으며, 국내 최초로 외상환자 처치와 수술을 실제처럼 교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센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신속 진단·치료 가능한 의료기술 중요

중증 외상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의료 기술도 중요하다. 부산대병원에는 GE사의 '레볼루션 CT'를 도입, 촬영 범위가 16㎝로 기존 CT대비 4배가량 확대 돼 여러 차례 촬영이 필요했던 넓은 부위도 한번에 전체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부산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창원 교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CT를 찍는데 촬영 시간이 6초 밖에 안 걸린다"며 "방사선 조사량도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도시바사의 'Angio CT' 역시 외상 환자 전용 의료장비로 CT촬영과 혈관조영술이 동시에 가능하다. 대량 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