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가해자가 조현병 환자로 알려지면서 최근 정신질환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 늘었다. 이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희생된 피해자에게 깊은 슬픔을 느끼고, 동시에 형언하기 어려운 참담함과 우려를 느낀다"며 "다만 자칫 이번 일을 계기로 조현병에 대한 무분별한 두려움이나 편견이 생겨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가 어려워질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명 중 한명, 즉 인구 1%가 걸리는 흔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 비정상적 정서 체험, 사고 및 행동의 총체적 손상 등이 있다. 학회는 "그러나 현대 의학으로 조현병은 충분히 치료 가능하며, 잘 치료될 경우 사회적, 직업적으로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다"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정신질환자가 기피되거나 격리돼야 할 대상이 아니라 치료를 해 함께 어울려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내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조현병은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병적 증상이 처음 생긴 후 치료를 받게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질병의 경과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현병은 보통 청소년기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발병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두통, 체력저하 등 신체 증상과 불면, 우울감, 주의력 저하, 인간관계 회피 등이 있다. 학회는 "가족들이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사춘기 문제나 스트레스 탓으로 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빨리 개입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며 "만일 외부로부터 오는 감각에 예민해지거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자신과 관련지어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면 약 30% 정도에서 1년 안에 조현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치료에 앞서 기타 정신과적 질환과의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일시적 적응 장애나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 양극성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질환과 정확하게 구분해 진단해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에게 나타난 증상이 뇌질환이나 신체질환, 호르몬 문제 등에 의한 이차적인 증상이 아닌지, 알코올 등으로 인한 금단증상 등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 조현병을 진단받으면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현병 치료에 있어 입원은 초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상황,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 치료를 거부하는 상황에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학회에 따르면 조현병의 경우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2/3에서 중간 이상의 양호한 경과를 보인다. 또한 치료 예후가 좋지 못한 환자들일지라도 일부에서만 공격성을 보이며 이 또한 꾸준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학회는 "조현병은 여러 원인과 발병 기전 등에 따라 증상과 경과가 천차만별"이라며 "일부 조현병 환자의 행동을 전체 환자의 특성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