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재혼을 앞둔 4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사업에 실패한 후 본의 아니게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전처와의 사이에 아이가 둘 있어서 아이를 그만 낳고 싶습니다만, 재혼할 여성이 처음 결혼하는 것이라 아이를 꼭 갖고 싶어 합니다. 정관수술할 당시에 다시 아이를 갖지 않기 위해 레이저로 지졌습니다. 정관수술을 받은 지 17년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임신이 된 적은 없습니다. 자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관을 지졌다고 했는데 복원수술이 불가능한지요? 너무 오래되면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는데 시간적으로 정관복원수술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은지요?
A 아이를 다시 갖느냐에 대해서 아마 고민이 많았으리라고 봅니다. 임신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일단 복원수술을 하고 나서 피임을 하면서 부부간에 다시 아이를 가질 것인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이 막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환이 손상을 받는 정도가 점차 커지게 됩니다. 정관수술 후에도 사정을 하면 정액이 배출됩니다. 단지 외부로 배출된 정액 내에 정자가 없을 뿐입니다. 이때 나오는 정액은 전립선과 정랑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는데도 불구하고 고환에서는 정자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냅니다. 외부로 배출되지 못한 일부 정액이 고환 쪽에 압력을 가해 조직을 서서히 손상시킵니다. 따라서 일단 손상을 줄이기 위해서 복원을 빨리 서둘러 하라는 것입니다.
정관의 내부 직경은 아주 작으며 정자가 외부로 나가는 통로입니다. 복원수술은 망가진 정관의 말단 부위를 찾아 다시 연결하는 것으로 정자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때 수술이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정관의 직경이 매우 좁아서 통상의 수술방법으는 성공률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관복원수술은 수술현미경을 통해 보면서 미세 수술도구를 이용하여 어린아이 머리카락보다도 가는 바늘과 봉합사로 정관을 연결합니다. 고도의 정신집중과 술기를 요하는 힘든 수술입니다. 마취는 국소마취로 충분하며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수술 한 달 뒤에 성공여부를 검사합니다.
정관수술은 정자가 나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것으로 정관을 자르거나 묶습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정관이 다시 자연적으로 연결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원하지 않던 임신을 하게 되고 정관수술이 실패로 끝나게 됩니다. 다시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하면 저절로 복원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관 내부를 전기로 지지거나 묶습니다. 단점은 다시 아이를 갖고자 할 때 정관복원수술의 성공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술 경험이 많은 경우에는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연결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결국 성공률은 의사의 술기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