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6.06.01 11:03

[헬스 & 이슈]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확산

2011년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책임 회사인 옥시레킷벤키저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으로 사과했다. 처음으로 제조사가 책임을 완벽히 인정하면서 가정용 화학제품의 인체 유독성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가습기 살균제 외에 가정 내에서 또 주의해야 할 화학제품은 무엇일까?

 

가정용 화학제품

가습기 살균제는 왜 사망을 불렀을까?

2013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국내에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섬유화증이 생긴 사람은 총 221명이고, 이 중 95명이 사망했다. 폐섬유화증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다. 폐섬유화증은 폐 조직이 딱딱해져 호흡이 잘 안 되는 질환이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든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문제였다. 이 물질이 폐 조직에 만성염증을 유발해 폐 조직을 딱딱하게 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쓰이는 또 다른 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같은 성분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해 주의가 필요하다.

 

공기 중 분사되는 제품, '일단 경계'

가정용 화학제품은 종류가 다양하고, 그중에 살균 성분이 들어 있는 것들이 많다. 옷이나 이불 등의 세균을 없앤다는 항균 스프레이, 탈취제, 방충제, 손세정제, 세탁용 세제, 치약, 콘택트렌즈 세척액 등이 있다. 그럼 이런 제품은 모두 사용 금지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손세정제나 세탁용 세제, 치약 등은 몸안으로 흡수되지 않고, 결국 씻겨 나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치약이나 콘택트렌즈 세척액 등에는 살균 성분이 있어도 인체에 안전한 정도이며, 이게 없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항균 스프레이나 방충제같이 공기 중으로 분사되는 제품들이다. 홍윤철 교수는 "살균 성분이 있는 것을 포함해 모든 화학물질은 콧속으로 들어가면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취제에도 살균 성분이 들어 있는데, 특히 암모늄클로라이드라는 물질이 폐에 독성을 일으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홍 교수는 "살균 성분이 피부에 묻는 것과 공기를 통해 폐 속으로 들어가는 것의 위험성은 천지 차이"라며 "흡입되는 화학 성분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굳이 살균 성분이 없더라도 화학물질에 해당하는 방향제나 향수 같은 경우도 건강에 좋을 것은 없다.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일부 방향제에는 환경호르몬이 들어 있어 폐를 비롯한 인체 전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졌다. 헤어스프레이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가정용 화학제품

'페브리지'의 유행성 논란, 결론은?

홍 교수의 지적처럼 가정에서 즐겨 쓰는 섬유탈취제인 '페브리즈(P&G)'도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는데, 5월 17일 환경부에 의해 우리 몸에 해로운 살균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DDAC(디데실디메틸암모니움클로라이드), BIT(벤조이소치아졸리논)이 문제가 되고 있는 성분이다. DDAC와 BIT는 제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탈취제를 비롯한 여러 생활 화학제품에 쓰이고 있다. 환경부는 "페브리즈를 사용해도 건강상 위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안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앞으로 독성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페브리즈는 흡입을 했을 때 얼만큼의 독성을 보일지에 대한 명확한 자료가 없어 미국에서는 환경연구단체에 의해 안전성에 대해 가장 낮은 등급인 'F' 등급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임종한 교수는 "페브리즈가 몸에 어떤 독성을 일으키는지 아직 증명된 바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P&G 측은 페브리즈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트리클로산' 함유 제품은 피해야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을 걱정해서 비누 대신 살균 성분이 든 손세정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누는 화학 성분으로 인해 세균을 죽이는 것이 아니고, 물과 함께 잘 씻겨 내려가게 하는 효과를 낸다. 홍 교수는 "비누만으로도 세균이 충분히 씻겨 가게 할 수 있다"며 "굳이 화학 성분이 든 손세정제를 쓸 필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손세정제에 들어 있는 살균 성분인 트리클로산은 이미 미국 등지에서 전면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몸에 닿거나 흡수되는 화학제품을 구입할 때는 트리클로산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고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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