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위원회가 흡연 경고그림을 담뱃갑 상단에 위치하도록 하는 데 동의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에서 요청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심사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시행령이 국무회의 통과되면 담배업체들은 오는 12월 23일부터 담뱃갑 앞뒷면 상단에 전체 면적의 30% 이상 크기로 경고그림을 부착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담뱃갑 상단에 경고그림을 넣는 시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열린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심사에서 규제개혁위원회가 보건복지부의 안을 철회할 것을 권고했다. 경고 그림의 위치에 따른 금연 효과 차이를 밝혀낼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즉각 재심사를 요청했으며 지난 10일에는 대한의사협회, 대한금연학회,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흡연제로네트워크는 규제개혁위원회의 담뱃갑 경고그림 상단배치 철회에 대한 각 단체별 입장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열린 재심사회의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상단표기로 인한 금연율 제고 등 정책효과에 대한 근거와 사회적 비용, 편익 분석 결과 등을 새로 제출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담뱃갑 경고그림의 상단표기 하단보다 금연과 흡연예방에 대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11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추적해 산출한 조사에 따르면 경고 그림을 상단에 배치할 경우 하단에 배치하는 것 보다 응시율이 10~14% 더 높았고, 응시 시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담배업계와 흡연자모임은 이번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담뱃갑 상단에 경고 그림이 들어가면 판매 매장에서 종사하는 사람과 임산부, 어린이에게 심적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담배업계는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경고그림이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법안(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의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규제개혁위원회는 "정부의 경고그림 상단표기의 사회적 편익, 흡연율 감소, 정부의 추가적 입법계획 등 정책효과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복지부 의견에 동의하게 된 것"이라며 "이후 신설 강화 규제 심사에서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비용 및 편익에 대한 엄밀한 확인, 점검에 기초해 규제의 필용성과 적정성에 대한 판단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