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말기 콩팥병 환자 왜 크게 늘었나?]
환자 급증… '당뇨합병증'이 원인, 당뇨병 8~10년 후 말기 콩팥병
유방암·위암보다 생존율 낮아… 콩팥 기능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건양대병원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는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3명은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많은 편인데 이중에서도 신장 기능을 아예 못 쓰게 돼 투석을 받는 환자가 절반을 넘어 심각한 상태"라며 "전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증가 사례"라고 말했다. 말기 콩팥병이 왜 급증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당뇨병 환자 늘었기 때문
말기 콩팥병 환자가 급증한 이유는 '당뇨합병증' 때문이다. 국내 말기 콩팥병으로 투석을 받는 환자는 2008년에 눈에 띄게 증가했다. 황원민 교수는 "2000년 초반 국내에서 당뇨병 환자 수가 크게 늘었는데,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8년부터 말기 콩팥병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뇨합병증에 따른 말기 콩팥병은 보통 8~10년 후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콩팥병은 당뇨병이 원인인 경우가 40~50%에 달한다. 당뇨병으로 혈당이 높아지면서 농도가 짙고 끈적한 혈액이 콩팥의 모세 혈관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콩팥에 손상을 입힌다. 콩팥이 손상되면서 콩팥을 통해 원래는 빠져나가면 안되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뇨가 생기는데, 단백뇨가 양이 많아지면(하루 3g 이상) 콩팥이 더 많이 손상되고 기능이 떨어져 말기 콩팥병의 위험성을 높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나기영 교수는 "콩팥병은 당뇨합병증 중에가장 심각하고 무서운 합병증"이라며 "당뇨발이나 당뇨 눈합병증보다 의료비와 치료·관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말기 콩팥병까지 이어지지 않으려면 조기 발견과 치료·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말기 콩팥병이 되면 치료가 어려울 뿐더러 생존율도 낮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말기 콩팥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남자 65.3%, 여자 68%이다. 당뇨병에 의한 말기 콩팥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6.9%로 더 낮다. 또한 유방암, 위암,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이 각각 91.5%, 73.1%, 75.6%인 것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심혈관계 합병증에 따른 사망률도 높다. 2011년 국제신장질환단체(KDIGO)가 전세계 12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1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말기 콩팥병을 앓을 경우 심장병과 뇌혈관질환에 따른 사망률이 최대 8배 높았다.
문제는 콩팥병의 경우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콩팥 기능이 15% 밖에 남지 않아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권영주 교수는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돌이키거나 막을 수 없다"며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천천이 진행될 수 있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구체여과율' 검사로 콩팥기능 확인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정기적으로 혈액을 통해 사구체여과율(GFR) 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기능을 점검해야한다. 콩팥으로 들어온 혈액은 '사구체'라고 불리는 콩팥 필터에서 분당 120㎖정도로 걸러지는데 이 양을 '사구체여과율'이라고 하고, 사구체여과율이 낮을수록 콩팥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 식이요법도 중요하다. 만성 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에 따라 5단계로 나뉘는데 모든 단계에서 저염식을 해야 하며, 3단계 이상부터는 콩팥에 무리를 주는 단백질과 인(燐) 섭취를 제한하고 필요할 경우엔 칼륨 조절도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