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해보세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한민국 70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16.2명으로 세계 1위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노인 우울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29.2%가 우울감을 느끼며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우울증 증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근육통 잦고 기억력 나빠질 수 있어
노인 우울증은 신체의 질병이나 재정적인 어려움, 퇴직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역할 상실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해 생기기 쉽다. 노인 우울증은 신체적인 질환이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우울증이 오면 노화나 신체적인 질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호르몬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쑤시는 등 근육통이 나타난다. 또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치매로 오인하기 쉽다. 노년기에 노인 우울증이 오면 매사에 집중하지 못하고 금방 본 것도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 우울증은 시공간능력파악장애나 계산착오 등 치매의 초기 증상을 보이지 않아 치매와 구분할 수 있다.
노인 우울증은 노인의 사망률과 자살률 증가, 신체질환 악화, 인지기능의 저하, 신체 통증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노인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노인이 우울증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사별한 뒤 혼자 사는 독거 노인들은 노인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당연히 나타나는 증상' 혹은 '정신력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오해와 편견으로 제대로 진단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려면 우울증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활동 많이 하고 10분간 산책하면 좋아
노인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나이에 맞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다. 우선 집에서 벗어나 활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점점 들수록 체력이 나빠지거나 바쁜 일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많은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양한 사람들과 대인관계를 맺고 평소에 꾸준히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 햇볕을 쬐며 10분 이상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햇볕을 쬐면 뼈를 튼튼하게 하고 면역세포의 생성을 돕는 비타민D가 합성되며,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이 잘 분비된다. 이 외에도 부족한 수면 시간이나 흡연, 비만 등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적극적인 생활 습관의 개선을 통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음식을 잘 먹어도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이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이는 '트립토판'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체내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인다. 체중 1kg당 단백질 1~1.5g가 적당한 섭취량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는 콩, 견과류, 닭 가슴살 등이 있다. 또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먹어야 한다. 육류 위주의 식습관보다 다양한 과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영양을 고르게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된다.
◇ 노인 우울증 자가진단표
다음 중 8개 이상에 해당하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1. 현재의 생활에 대체로 만족하지 못한다.
2. 요즘 들어 활동량이나 의욕이 많이 떨어진다.
3. 자신이 헛되이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4. 생활이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5. 요즘 기분이 자주 불쾌한 편이다.
6. 불길한 일이 닥칠 것 같아 불안하다.
7. 평소 대체로 마음이 즐겁지 않은 편이다.
8. 절망적이라는 느낌이 자주 든다.
9. 바깥에 나가기 싫고 집에만 있고 싶다.
10. 요즘 나는 비슷한 나이의 다른 노인들보다 기억력이 더 나쁜 것 같다.
11. 현재 살아있다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느낀다.
12. 지금의 나 자신이 아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다.
13. 기력이 좋지 않은 편이다.
14. 지금 내 처지가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 같다.
15. 내가 다른 사람들 처지보다 더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