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안 듣는 발기부전, '세 조각 보형물' 넣어 해결

중장년 남성의 말 못할 고민이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은 스트레스, 음주, 흡연 같은 생활습관 때문에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혈관질환의 부작용으로 생긴다. 발기를 담당하는 음경의 해면체가 미세한 혈관으로 이뤄진 조직이기 때문이다.

남성에게 발기는 단순히 성(性) 기능 만의 문제가 아니다. 발기 그 자체에 자존심이 걸려 있고, '존재의 이유'라고 말하는 남성도 있다. 대한남성과학회가 40~80세 남성 1570명을 심층 면접했더니 49.8%가 발기부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환자가 늘어 40대 33.2%, 50대 59.2%, 60대 79.7%로 나이가 들수록 많았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같이 먹는 약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약이 듣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음경(陰經)에 보형물을 넣는 수술(보형물 삽입술)을 받기도 한다.

◇혈관 손상 심하면 보형물 삽입을

보형물 삽입수술은 해면체 주위에 막대 풍선 모양의 보형물을, 아랫배에는 식염수 주머니를, 음낭에는 조절 버튼을 넣은 후 이를 연결하는 '세 조각 보형물 수술'을 주로 한다. 버튼을 누를 때 생기는 압력으로 식염수가 보형물에 채워지며 음경이 발기된다. 이 수술은 미세한 조직들이 촘촘하게 자리잡은 음경에서 이뤄지는 수술이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수술이다. 이 수술법이 개발된 미국에서도 아직까지 전신 마취나 척추 마취로 한다. 척추 마취를 하다 주사를 놓을 때 생긴 구멍으로 뇌척수액이 흘러 나오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어 12시간 정도는 몸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보형물 삽입수술을 하면 하루 정도는 입원이 필요했다.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前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은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수술이라 예전에는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는다고 둘러대고 보형물 삽입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소 마취로 1시간 이내 완료

성공클리닉에서는 보형물 삽입수술을 척추 마취 대신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이용해 수술한다. 리도카인은 마취 유지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안 돼 치과치료 같이 빨리 끝나는 시술에 주로 쓴다. 리도카인을 보형물 삽입수술에 쓴다는 것은 그만큼 수술을 빠르고 정교하게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 원장의 아들인 성공클리닉 최현민 원장은 "국소마취제를 이용한 보형물 삽입수술은 개원 초기인 2010년 당시만 해도 연구단계에 지나지 않았지만 2013년 후반부터 모든 환자를 40~50분 안에 모든 수술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 됐다"며 "심혈관계 질환이 심각한 환자들도 안정제와 진통제, 국소마취제를 이용해 수술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이 1시간 안에 끝나게 되면서 오전에 수술을 받고 4~5시간 안정을 취하다 오후에 퇴원하는 게 가능해졌다. 최현민 원장은 "주름이 많은 음낭 앞쪽을 5㎝ 정도 째고 보형물을 넣기 때문에 잠자리 파트너가 알아챌 수 없다"며 "단순히 발기 조직을 대체하는 것이어서 수술 후에도 쾌감이나 사정감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물론 수술을 받은 뒤 곧바로 성생활을 하는 건 곤란하다. 짼 부위가 아물 때까지 열흘 정도는 항생제로 관리하면서 사용법을 익혀야 하고, 실제 사용은 한 달 뒤부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