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훈 기자의 아빠육아 作作弓] 조리원에서 나온 날 병원에 입원한 둘째

(17)작은 부주의가 낙상으로 이어집니다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52개월 된 아들과 17개월 된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내와 둘째가 조리원에 있는 보름 동안 큰 녀석이 엄마의 부재를 느끼지 않도록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기차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휴일에는 서울역까지 지하철로 가서 먼 길 떠나는 KTX에 손도 흔들어 주고 외식도 했다. 다행히 엄마가 아니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던 큰 녀석이 '아빠도 쓸 만한다' 정도까지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잘 때 기저귀를 답답해 해서 3시간에 한 번씩 일으켜 쉬야를 시켰다. 다행히 며칠은 잘 따라줬다. 같이 잔 지 닷새째 되는 날, 분명히 2시간 전에 쉬야를 시켰는데 잠꼬대하는 아들 때문에 방에 왔더니 이불이 흥건하다. 수건과 천기저귀로 긴급공사를 마무리하고 젖은 옷을 갈아 입히면서 "이 녀석아. 쉬야를 하고 싶으면 '엄마쉬야 아빠쉬야' 하라니까 왜 안했어.."라고 혼잣말을 했더니 잠에서 깨지도 못한 녀석이 "엄마 지금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병원에 갈 때도, 조리원에 갈 때도 처음에는 엄마랑 있겠다고 고집을 피우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자기도 깨닫고 "엄마 나중에 집에서 봐요"라고 씩씩한 모습을 보여줘 녀석이 괜찮은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다. 녀석도 엄마의 부재를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 중이었던 것이다. 또 엄마의 빈자리는 아빠가 절대로 채울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걸 녀석이 잠결에 들켜버린 것이었다.

드디어 아내와 둘째가 집에 왔다. 누구보다 큰 녀석이 좋아한다. 너무너무 좋아하다 보니 결국 사고가 생겼다. 둘째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엄마가 반가운 나머지 등에 달려가 매달리는 바람에 아내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둘째를 떨겼다.

둘째는 한참을 울다 그치고 다시 젖을 먹다 잠이 들긴 했지만 머리부터 떨어진게 마음에 걸렸다. 다행히 토하거나 널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집근처 응급실로 데리고 갔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떨어지면서 방바닥에 부딪힌 오른쪽 뒤통수에 작은 금이 가 있었다. 의사는 혹시 모르니 CT로 뇌에도 영향을 줬는지 보자고 했고, CT에서는 떨어지면서 생긴 충격이 반사되면서 왼쪽 이마 부위에 두개골 안쪽에 출혈이 보였다. 아내는 자책감에 휩싸였고, 난 어떻게 해서든 아내를 안심시켜야 했다. "이건 당신의 잘못도, 첫째 잘못도 아니야. 그냥 사고야. 아무도 책임 안 져도 돼. 평생 죄책감 느낄 필요 전혀 없어. 물론 안 일어났으면 제일 좋았겠지만, 이미 사고가 생겼으니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자"고 말했지만 아내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은 모양이다.

둘째는 태어난지 20일도 안 돼 다시 태어난 병원 소아과 병동에 입원을 해서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입원한 아이는 엄마 젖을 먹고, 아직 몸조리도 제대로 못 한 엄마는 병원에서 산모들에게 주는 미역국 환자식을 따로 돈을 내고 사 먹었다. 집에 남은 첫 애에게 조아씨가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너무 어려 엄마가 같이 있어야 된다고 했더니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행히 입원기간 내내 둘째에게 큰 일은 생기지 않았다. 병원에서 딱히 해줄게 없는 상황이라(두개골에 금 간 것은 어차피 아기들 두개골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어 자라면서 저절로 붙고, 출혈 생긴 것은 출혈로 뇌조직이 압박을 주거나 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수술을 할 일도 아니었다) 일단 퇴원해서 계속 지켜 보기로 했다. 다행히 2주 후 찍은 CT 결과, 있던 출혈 흔적은 대식세포가 모두 먹어 치웠는지 남아 있지 않았다.

만약 인생에 질병총량제나 고통총량제가 있다면 둘째는 태어나서 평색 겪을 통증의 절반 이상을 이미 다 겪었으니 앞으로는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Tip
아이들 사고의 대부분은 집이나 어린이집 등 생활공간에서 일어납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막을 수 있다는 뜻이죠. 집에서 낙상 막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유아용 침대는 꼭 가드나 가름대를 올려 놓으세요. 특히 아이가 뒤집기 시작하는 100일 무렵부터는 기저귀나 갈아입힌 옷을 치울 때 같이 잠깐 자리를 비울 때에도 꼭 채워 놓아야 합니다.
2. 침대나 소파 같이 아이가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가구는 창문에서 떨어뜨려 두세요.
3. 침대나 소파에 아이를 혼자 두지 마세요.
4. 러그나 카펫은 오히려 걸려 넘어지기 쉬워요.
5. 카시트나 식탁 의자에 앉힐 때에는 꼭 벨트를 채우세요.
6. 베란다를 놀이방으로 꾸미지 마세요. 장난감에 집중하느라 떨어질 수 있어요.
7. 창문이나 샤시 바깥에 창살을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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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