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앤 피플
2017년 서울 세계약사연맹대회 준비 이끄는 대한약사회 백경신 부회장
2017년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제77회 세계약사연맹대회(FIP world congress)가 열린다. 그동안 국내 많은 약사의 노력에도 대한민국 유치가 어려웠는데, 2014년 최종적으로 서울이 선정됐다. 이 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한“약사회” 백경신 부회장을 만나 세계약사연맹대회에 대한 이야기와, 위기가 드리운 한국 약계가 현 상황을 극복하는 방안을 물어봤다.
백경신 부회장은 2013년부터 대한약사회 국제위원회 위원장, 2014년부터 대한약사회 부회장, 2015년부터 한국지역약국학회 명예회장, 2017 세계약사연맹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약계를 위해 힘써온 '여장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만나 본 백 부회장의 겉모습과 말투는 여장부는커녕 친절한 동네 약사같이 곱고 따뜻했다. 백 부회장은 현재 용인에서 에너스 주오약국을 운영한다.
세계약사연맹대회는 어떤 행사인가요?
1912년 세계약사연맹(FIP)이 만들어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하는 비정부조직으로 보면 되는데요, 이 연맹에 가입한 약사들이 한 곳에 모여 지식을 교류하고 개최 지역 약계의 상황을 보며 배우고 토론하는 행사입니다. 각국의 약학회나 약사회 등 132개 단체가 FIP의 회원으로 가입돼있고, 300만 명 이상의 약사와 약학 관련 과학자가 소속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약학회와 대한약사회가 가입돼 있습니다. 각국의 제약사가 참여해 의약품이나 약국에서 쓰는 장비들을 홍보하기 때문에 약계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일반인도 참여해 다양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대회입니다.
약사들 간의 저명한 대회인 만큼 한국에서 개최하는 데 의미가 클 듯한데요.
우리나라는 1968년 FIP에 가입해 올해로 48년이 지났지만, 최근까지도 대회 개최는 엄두도 못 냈습니다. 하지만 점차 국내 약학·약계가 발전하면서 외국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인정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전문적으로 변했습니다. 이것이 서울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으로 작용했어요. 이번 대회는 빠르게 성장한 한국의 약학·약계의 상황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운이 좋게도, 2017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약사연맹대회 때는 FIP와 WHO가 개최하는 '세계보건장관회의'가 함께 열립니다. FIP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2012년 WHO와 함께 5년마다 세계약사연맹대회와 함께 세계보건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서울대회와 시기가 우연히 겹친 거예요. 각국의 보건장관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몇 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나요?
지금까지 열린 행사에는 3000~4000명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참석 인원을 50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개최지로 결정이 되고 난 후, 세계약사연맹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세계연맹대회 때마다 참석해 부스를 만들어 참석자들의 명함을 받아놓고, 이메일은 물론 '해피뉴이어' 카드를 보내는 등 홍보를 해왔습니다.
이번 행사 개최로 한국 약계가 좀 더 부흥하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이 많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인 약국 문제와 약국 외 의약품 판매 등을 이유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류를 거스를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인지요?
약국의 제품이 (편의점 등) 매점으로 빠져나갔으니 약국도 새로운 제품을 들여오는 일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1970년대 말에 약국을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분유, 젖병, 모기약 등을 약국에서도 팔았어요. 이제 이런 제품은 약국에서 사는 사람이 드물죠. 약사들은 이에 대한 안타까움만 느끼기보다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약국으로 들여오는 등의 새로운 콘셉트의 약국을 추구해가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단, 절대적으로 건강에 이로운 제품만 들여와야 한다는 기준은 명확해야겠지요.
약사들이 실력을 꾸준히 갈고 닦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신약에 대해 계속해 공부하고, 알고 있던 지식을 반복해야 합니다. 또한 환자가 찾아왔을 때 단순히 진통제 같은 일반의약품으로 해결될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별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정 약을 오래 복용하면 몸에서 일부 영양소가 결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환자들에게 환기시키는 일도 약사의 몫이고, 이를 잘 해내려면 계속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