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훈 기자의 아빠육아 作作弓] ‘딸바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15)둘째가 생겼어요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51개월 된 아들과 16개월 된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 부부가 처음 결혼을 약속하고 2세 계획을 세울 때는 ‘둘둘’이 목표였다. 맞다. 아들 둘 딸 둘. 하지만 이 계획이자 목표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헤쳐나가야 할 산이 많은지 깨닫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래서 수정한 게 ‘하나하나’였다.

첫 애가 20개월이 넘어가면서 슬슬 둘째 준비를 했지만 몇 번의 사이클을 그냥 넘기게 됐다. 그러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꽃샘추위가 찾아올 무렵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두줄. 당시 아내는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었다. 쉽게 지나가는 법이 없다는 생각이 컸다.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던 터라 아내는 가급적 약을 멀리 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감기는 임신 초기 내내 달고 살았다.

태명은 ‘조아씨’로 정했다. 모든게 다 좋고 잘 되란 의미다. 큰 애처럼 무사하게 자라기만 바랄 뿐이다. 하지만 태명과 달리 녀석은 엄마를 고생시켰다. 둘째 임신은 첫째 임신과 모든 게 달랐다. 먼저 첫 아이 임신때 아내는 자신과 뱃속의 아이만 챙기면 됐지만 이번에는 배 밖에 나와 있는 30개월 첫 애와 하루 종일 있어야 했다. 입덧 때문에 음식을 만드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큰 애를 굶길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시기를 지냈다.

2014년 3월 아내는 카카오스토리에 흐드러지게 핀 벗꽃 사진과 함께 ‘아이 조아 조아씨~’라고 적었다. 정기 초음파검사 때 어떤 아이를 원하냐는 의사의 물음에 아내는 딸이라고 했더니 “전생에 좋은 일 많이 했나봐요”라고 했단다. “아빠가 제일 좋아, 조아씨.”

아내의 고생은 여름에 최고조에 달했다. 넘쳐나는 힘을 주체 못하게 된 녀석은 어린이집에서 하원한 후 밖에서 더 놀고 싶어했고, 점점 배가 불러온 아내는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어 했다. 33개월짜리 사내를 임신 6개월의 임산부가 하루 종일 전담하는 것은 무리였다. 특히 놀이터에 있는 시소는 아내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반대편에서 그냥 눌러만 주는 것을 아들은 성에 차지 않아 했고, 결국 “엄마도 시소에 앉아서 같이 타요”라는 말이 나왔다. 아내의 표현으로는 그야말로 ‘애가 빠져 나가는 것’ 같단다. 여름날 무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동네 할머니들은 연달아 “아이고 우야노, 고생이 많네요”라고 할 뿐 그들이 딱히 도울 방법은 없었다.

큰 애때도 애를 먹이던 혈소판 수치가 또 발목을 잡았다. 임신 중에 대략 10만/㎕를 유지해야 하는데, 아내는 임신 중기를 지나서까지도 4만5천을 넘지 못했다. 이 경우 출산 중 출혈이 생기면 지혈에 문제가 생긴다. 결국 집근처 산부인과에서는 큰 병원에서 낳을 것을 권했다.

대학병원에서는 예정일이 추석 언저리라 며칠 먼저 나와도 상관이 없으니 연휴 전에 유도분만을 하자고 권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만에 하나 연휴에 진통이 오면 제대로 처치가 안 될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누군가 유도분만을 해야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다. 아직 바깥 세상에 나올 준비가 안 된 아이를 억지로 꺼내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아내는 힘들어 했다. 과연 의사가 유도분만을 실제로 해 봤다면, 그것도 척추마취 없이 유도분만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의사가 산모한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평생 욕을 해 본 적이 없는 아내가 너무 힘들어 욕을 할 뻔단다. 혈소판 수치 때문에 척추마취도 할 수 없어서 아내는 6시간 진통을 혼자 버텨야 했다. 기나긴 진통 끝에, 2014년 9월 4일 아내는 예쁜 딸을 낳았다.

Tip

첫째 임신보다 어찌보면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남편의 협조가 더 필요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많이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는 큰 애 육아와 둘째 임신을 오롯이 혼자 감당했습니다. 입덧 때문에 밥을 못 하거나 밥을 먹기 어려워 한다면 애를 데리고 외식을 할 수도 있고, 퇴근 후 많이 놀아줄수록 아내는 그만큼 쉴 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임신 중 약먹기 관련해서는, 모든 약은 A~D, X로 등급이 구분됩니다. 미국식품의약국이 만든 것인 것 우리나라도 거의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A군은 태아에게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 B군은 동물실험에서는 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임상시험 결과가 없는 약물, C군은 동물실험에서 유해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임상시험 결과는 없는 약물, D군은 태아에게 위험하지만 약을 쓰는 게 오히려 이익이 큰 경우(임신부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약이 없는 부득이한 경우가 해당), X군은 절대 복용해서는 안 되는 약물입니다.

임신부라면 ‘가장 안전한’ A군에 속하는 약을 원하겠지만 A군에 속한 약은 매우 드뭅니다.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거의 행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라면 담당 의사나 약사에게 반드시 임부 복용을 체크해 달라고 하면 됩니다. 만약 묻는 것을 잊었다면 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http://drugsafe.or.kr) DUR정보(의약품 안심 서비스)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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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