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53)씨는 지난 추석(9월) 새벽 2시, 극심한 가슴 통증과 함께 구토 증상이 나타나 서울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김씨는 의사에게 "속이 답답하고 숨쉬기 어려워 소화제를 먹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직 근무 중이었던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의료진은 심근경색 증상이 의심된다며 심전도 검사를 실시했다.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진단이 나오자 즉시 정밀 검사와 시술을 위한 심뇌혈관센터의 치료 팀이 꾸려졌다. 김씨의 손목 혈관을 통해 관상동맥(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막힌 부분에 카테터(0.3㎜ 굵기의 관)를 삽입,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삽입 시술이 진행됐다. 시술이 끝난 것은 김씨가 병원에 도착한지 1시간 만이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 강준규·이해규·송현·신용삼·장기육·고윤석·김장용 교수(뒷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서울성모병원 제공
◇24시간 응급진료, 치료 시간 앞당겨
심장이나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발생하는 심·뇌혈관질환은 지난해 기준 한국인 사망 원인 2·3위 질환이다. 심·뇌혈관 질환은 치료 시기가 늦으면 심장 근육이나 뇌세포가 빠르게 죽기 때문에 자칫하면 평생 마비 등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에는 전문의가 24시간 대기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의 심뇌혈관질환 환자가 찾아와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응급 문자 메시지를 통해 신경과,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등 센터와 관련된 각 과(科)의 의료진이 모여 치료 방향을 정한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 신용삼 센터장은 "심뇌혈관 질환은 발생 초기의 신속한 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 센터는 치료 효과와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신속하게 통합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급성 심근경색증, 급성기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특히 급성 심근경색 평가 결과, 환자들에게 실시한 관상동맥중재술(막힌 혈관에 풍선이나 스텐트를 넣어 혈관을 확장시키는 수술) 시간이 평균 60분으로, 1등급 기준인 90분보다 30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의료센터를 통해 입원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30일 이내에 생존 여부를 보여주는 생존지수는 101.5점을 기록했다. 생존지수가 100점을 넘으면 그만큼 중증 심근 경색질환에 대한 치료 성적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신속·안전한 하이브리드 수술법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치료를 위해 하이브리드 수술을 한다. 하이브리드 수술이란 혈관 내부에 직접 시행해 막힌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삽입술과 혈관의 막힌 부위 뒤쪽에 혈액이 흐를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들어주는 동맥우회술을 병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여러 개의 혈관이 막혔을 때 환자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관에는 동맥우회술을 시행하고, 나머지 혈관에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수술법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수술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줄이고, 출혈이 적어 다른 수술법보다 회복 시간이 짧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송현 교수는 "하이브리드 수술법은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보다 안전하고 빠르게 시행할 수 있는 수술법"이라며 "특히 시술이 어려운 응급 중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효과적인 수술법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