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허리디스크 파열로 수술 경험 허리질환, 레이저·풍선확장술로 호전 "자연 치유 능력 높이는게 치료 목표"
"허리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갖는 두려움을 잘 이해합니다. 과거에는 꼭 수술을 해야만 했던 질환도 최근에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으니, 환자들이 큰 부담을 갖지 않기를 바랍니다." 젊은 시절,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던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 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입원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질환이 '허리디스크'였다. 허리디스크는 중장년층 환자가 많아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해에는 허리디스크 환자 중 30대 남성이 3만6000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이를 불문하고 허리디스크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조보영 원장은 "허리디스크가 생기면 꼭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하지만 허리디스크 환자의 80~90%는 휴식·물리치료·비수술 치료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상이 낫는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로 수술까지 받았던 조보영 원장이 "수술 없이도 허리디스크를 고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근거는 뭘까? 척추질환 명의 조보영 원장에게 허리디스크의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예전에는 수술을 받아야 했던 허리디스크 환자의 90%는 요즘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낫는다. 연세바른병원 조보영 병원장은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며, 자신의 신체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수술은 최후의 수단"
―허리디스크 수술은 왜 받았나?
"대학병원 신경외과 수련의 시절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다. 당시 비만이었고 담배를 많이 피웠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을 지속하다 보니 질병에 취약했다. 2003년 38세 때 3·4번 디스크가 파열돼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미세현미경 추간판 절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당시에는 디스크가 파열됐을 때의 치료법이 수술이었다. 항상 척추 수술을 하던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술 전날 몰려오는 두려움이 너무 컸다.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 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수술 후 1주일간 입원했고, 6개월 동안 조심해서 생활했다.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을 이때 비로소 깨달았다."
―수술로 허리디스크가 나은 경험이 있으면서 왜 환자들에게는 비수술 치료를 권하나?
"수술을 받으면 병이 확실히 낫기는 한다. 하지만 수술 전의 몸 상태로는 절대 되돌아갈 수 없다. 낡은 자동차에서 부품을 갈아끼운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기존의 부품과 새 부품 사이에는 불협화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아픈 곳이 있을 때 무조건 수술하기 보다는 자신의 신체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비수술 치료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조직 손상이 적고, 자연 치유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을 때에는 비수술 치료법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었다. 예전에는 수술을 받았어야 할 환자도 최근에는 90%가 비수술 치료만으로 낫는다. 수술은 비수술 치료를 받고도 낫지 않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시행돼야 한다."
◇비수술 치료의 성패, 의사 경험에 달려
―어떤 질환을 수술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나?
"대표적인 허리 질환인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90% 정도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치료된다. 급성 허리디스크에는 경막외내시경시술, 만성 허리 통증은 고주파수핵감압술, 척추관협착증은 풍선확장술을 주로 적용한다. 다만, 디스크가 심하게 손상돼 응급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 비수술 치료 후 3개월 이상 통증이 낫지 않는 경우, 병이 심해 하지 마비·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비수술 치료를 받을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사실 의사 입장에서는 비수술 치료보다 수술 치료가 부담이 적다. 병이 생긴 부위를 열어 아픈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수술 치료는 수술보다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경막외내시경시술의 경우, 가느다란 관에 초소형 내시경과 카테터를 장착한 뒤 꼬리뼈로 삽입해 디스크 수핵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이 경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정확하고 빠르게 치료를 끝내야 한다. 따라서 환자들은 시술하려는 의사가 치료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인지, 검증된 치료 노하우를 갖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의 자연 치유 능력 끌어올리는 게 목표
―진료 시 어떤 것에 중점을 두는가?
"환자가 통증·부작용을 최소로 겪고, 환자가 갖고 있는 자연 치유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테크노 비수술 허리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진단, 맞춤형 비수술 치료 적용, 치료 후 관리 등 총 3단계에 걸쳐 환자를 진료한다. 정밀검사를 시행한 후, 신경외과는 물론, 정형외과·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의료진과 매일 아침마다 환자의 상태 및 치료법 등에 대해 논의한다. 효과 및 안전성이 검증된 비수술 치료법을 적용해 치료한 후에는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구축한 에프터 케어 단계를 실시한다. 환자들이 평생 통증 없는 건강한 척추를 가질 수 있도록 인대강화 주사 치료, 메디컬트레이닝 등을 시행한다."
―병원의 객관적인 치료 성적은 어떤가?
"수술이 불가피했던 파열성 허리디스크 환자의 83.8%를 수술 없이 호전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대한신경외과학회·국제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대한신경통증학회 등 국내외 여러 학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201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2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다. 이들 중 192명이 경막외내시경시술을 받고 통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풍선확장술은 서울아산병원이나 세브란스병원과 공동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척추 질환 및 치료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그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조보영 병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전공의·척추센터 강사 등을 지냈다. 연세대 신경외과 외래교수,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신경외과 과장, 스탠포드대 척추외과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골밀도가 낮은 노인의 척추 수술을 위한 특수경 나사못을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척추 질환 비수술 분야를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 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 2014년'판에 척추 명의로 등재된 바 있다.